'바게트'로 프랑스 암시…"단호히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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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AP/뉴시스]소셜미디어 애플리케이션 '텔레그램'을 만든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가 2017년 8월1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2024.08.30. |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지 시간) '서유럽의 한 정부'가 루마니아 대선을 앞두고 보수 성향 여론을 잠재워달라고 요청해왔다고 폭로했다.
두로프는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서유럽의 어느 정부가 오늘 루마니아 대선을 앞두고 보수 성향의 목소리를 잠재워 달라며 텔레그램에 접근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국가의 이름을 직접 밝히지는 않았지만, 바게트 이모티콘을 덧붙이며 프랑스를 암시하는 듯한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저는 단호히 거절했다"며 "텔레그램은 루마니아 이용자들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정치 채널을 차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면서 민주주의를 파괴할 수는 없다"며 "선거 개입에 '맞선다'면서 선거에 개입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표현의 자유와 공정한 선거는 함께 가는 것이며, 둘 중 하나만 가질 수는 없다. 루마니아 국민은 그 둘 모두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루마니아는 이날 대선 결선투표를 치른다. 결선에서는 제오르제 시미온 결속동맹(AUR) 대표와 니쿠쇼르 단 부쿠레슈티 시장이 격돌한다.
1차 투표에서 41%를 얻어 다른 후보들을 크게 앞선 시미온 대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에 반대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동맹을 자처하는 극우 성향 지도자다.
그가 당선될 경우 유럽연합(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내에서 반(反)서방측 입지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검열 요청을 한 국가로 프랑스를 지목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과거부터 텔레그램을 통한 극우 정치 세력의 조직 활동, 시위 주도, 불법 콘텐츠 유통 문제를 제기해 왔으며, 수차례에 걸쳐 채널 차단과 사용자 정보 제공을 요구한 바 있다.
두로프와 프랑스 정부의 갈등은 지난해에도 표면화된 바 있다. 두로프는 2024년 8월 프랑스 파리 외곽 르부르제 공항에서 현지 수사 당국에 체포됐다.
그는 텔레그램 내 아동 음란물 유포, 마약 밀매, 조직적 사기 및 자금 세탁 방조, 수사 당국의 정보 요구 불응 등 혐의로 예비 기소됐다.
이후 보석금 500만 유로(약 74억원)를 내고 석방됐으며, 지난 3월에는 프랑스 사법당국의 일시 허가를 받아 텔레그램 본사가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출국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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