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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금리차 확대에 5조 예금 증발…대선후보 '이자장사' 손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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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금리차 확대에 5조 예금 증발…대선후보 '이자장사' 손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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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금리차로 은행권 이자장사 '뭇매'
예금금리는 떨어져…정기예금 올들어 5조원 가량 이탈
6월 대선 이후 은행권 변화 관심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예금금리는 '뚝' 떨어지는 가운데 대출금리는 천천히 내려가며 예대금리차가 커지고 있어 은행들을 향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예금금리는 '뚝' 떨어지는 가운데 대출금리는 천천히 내려가며 예대금리차가 커지고 있어 은행들을 향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예금금리는 '뚝' 떨어지는 가운데 대출금리는 천천히 내려가며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인 예대금리차가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경제 불황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쓰고 있는 은행들에 비판의 화살이 향하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이 올들어 5조원 가량 빠지는 등 금융소비자들도 다른 투자처를 찾아 떠나고 있다. 6월 장미대선을 앞두고 대선후보들이 이자 장사 손질에 나설 것으로 예고되는 만큼 대선 이후 은행권의 정책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예대금리차는 3월 신규취급 기준 평균 1.472%포인트로 집계됐다. 전월 1.38% 대비 0.092%포인트 확대된 수치다.

예대금리차는 대출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를 뺀 값이다. 지난해 8월부터 지속적으로 확대 중이다. 지난해 7월 기준 평균 0.434%포인트에서 최근 8개월 동안 1.038%포인트 뛰었다.

이 기간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대출금리는 평균 3.862%에서 4.298% 수준으로 0.436%포인트 올랐다. 반면 저축성 수신금리는 평균 3.428%에서 2.826%로 0.602%포인트 떨어졌다.

은행별 가계예대차를 살펴보면 신한은행은 0.20%포인트에서 1.51%포인트로 1.31%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은 0.15%포인트에서 1.38%포인트로 1.23%포인트 뛰었다.

국민은행은 0.44%포인트에서 1.49%포인트로 1.05%포인트 상승했다. 하나은행은 0.53%포인트에서 1.43%포인트로 0.9%포인트, 농협은행은 0.85%포인트에서 1.55%포인트로 0.7%포인트 각각 올랐다.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것과 더불어 5대 은행은 최근에도 호실적을 써냈다. 5대 은행의 올해 1분기 거둔 당기순이익은 4조3349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비 28.5%(9624억원) 급증했다.

호실적에 은행들을 향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경기침체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은행이 고객을 상대로 이자장사를 했다는 비판이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기에 대출금리를 올리고 수신금리는 폭을 조절하며 예대마진을 확대한 바 있다.

금리 인하기에 정기예금 금리가 뚝 떨어지면서 은행 정기예금이 올들어 5조원 가량 빠지기도 했다. 저금리에 실망한 자금이 다른 투자처를 찾아 떠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922조4722억원으로 지난해 말(927조916억원) 대비 4조6194억원 줄었다.

제21대 대통령 공식 선거운동 나흘째인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일대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남용희 기자

제21대 대통령 공식 선거운동 나흘째인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일대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남용희 기자


이 가운데 6월 장미대선을 앞두고 경제 불황에 예대금리차를 좁혀야 한다는 정치권 등의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예고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은행법 개정안'을 국회 신속처리 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예금보험료 같은 법정 비용을 가산금리에서 제외해 대출금리를 낮춘다는 게 골자다.


앞서 민주당이 추진했던 은행의 과도한 이자수익에 기여금을 물리는 '횡재세(초과이익환수)'의 경우 '상생금융'의 형태로 재가공돼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달 금융정책 간담회를 통해 "은행은 국가 인프라 위에서 영업하는 만큼 공공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가산금리 산정 기준의 표준화 및 공개 의무화, 대환대출 활성화, 중도상환수수료 감면 등을 통해 금융 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도 서민·소상공인 대상 특별융자와 전문은행 설립 등을 통해 금융 접근성과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예대금리차 확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최근 "은행 이익에 영향을 주는 건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인데, 이는 꾸준히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 역시 최근 벌어지고 있는 예대금리차는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예금금리에만 빠르게 반영되고 대출금리는 상대적으로 고정되며 발생한 구조적인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소상공인 및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예대마진이 은행의 주요 수익구조이긴 하지만, 원활한 자금 지원을 통한 경제 방파제 역할을 함과 동시에 소상공인 및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사회와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며 "점차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예대마진 중심의 수익구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알뜰폰, 배달앱 등 신사업 진출을 통한 비이자사업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예대금리차는 시장경제 원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정부(금융당국)가 가계대출을 관리한다는 명목 하에 사실상 은행들이 주담대 금리 등을 인하하는 것에 눈치를 주는 게 크다고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이자이익 위주로 최근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는 건 사실이다. 비이자이익 확대, 사회공헌 기여 등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라고 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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