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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와 3년 보장 1250만 달러, 3+2년 최대 2250만 달러에 계약한 김혜성은 시즌 시작을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했다. 다저스는 김혜성을 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수준의 투구에 적응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고, 여기에 이를 쳐내려면 타격 메커니즘의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하다고 확신했다. 이 적응의 시간을 주기 위해 김혜성을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했다.
다저스는 어차피 팀 내 유틸리티 플레이어들이 차고 넘쳤다. 주전인 토미 에드먼은 물론, 백업인 크리스 테일러, 엔리케 에르난데스, 미겔 로하스까지 모두가 김혜성의 몫을 할 수 있었다. 테일러, 에르난데스, 로하스는 계약 기간이 모두 올해까지인 만큼, 김혜성을 잘 적응시켜 내년부터는 이들의 슈퍼 유틸리티 후계자로 삼겠다는 구상이었다. 어차피 3년, 길게는 5년을 써야 하는 선수인 만큼 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변수가 생겼다. 4일(한국시간) 팀의 핵심 선수로 거듭난 토미 에드먼이 발목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것이다. 이를 대체할 선수가 필요했고, 비슷한 포지션 활용도를 가진 김혜성이 선택됐다. 사실 올라올 때까지만 해도 큰 기대는 없었다. 대수비나 대주자로서 자신의 몫만 해도 충분하다고 여겼다. 그런데 김혜성이 대반전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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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팀이라면 그냥 김혜성을 계속 쓰면 된다. 내릴 이유가 하나도 없다. 그런데 다저스는 아직 고민 중이다. 현재 다저스는 에드먼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라는 핵심 선수들이 부상자 명단에 있다. 대체자로 김혜성과 제임스 아웃맨을 올렸다. 아웃맨은 에르난데스 복귀 시점에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것이 확실시된다. 즉, 김혜성을 쓰려면 에드먼 복귀 시점에서 어느 다른 선수를 쳐내야 한다. 이게 가장 큰 고민이다.
가장 유력한 선수는 올해 너무 부진한 크리스 테일러다. 오랜 기간 다저스의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활약하며 팀에 공헌했던 테일러는 지난해부터 공격 성적이 뚝 떨어졌다. 올해는 시즌 28경기에서 35타석 출전에 그치며 타율 0.200, 출루율 0.257, OPS 0.457에 머물고 있다. 타격이 안 맞아도 너무 안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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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테일러가 너무 부진하다는 점에서 포기하고, 김혜성의 장점을 쓰는 게 팀에는 훨씬 더 이득이라는 시선이 많다. LA 타임스를 비롯한 현지 언론에서는 모두 그런 논조로 돌아섰다. LA 지역 스포츠 캐스터인 케빈 클라인 또한 “몇 주 안에 다저스가 테일러를 양도지명(DFA) 하는 것이 더 쉬운 일”이라며 김혜성의 손을 들었다.
테일러도 경험이 많은 선수고, 연봉 부담이 크다. 다만 테일러는 지는 별이고, 김혜성은 뜨는 별이다. 테일러의 계약이 올해까지이기에 메이저리그에서 가능성을 내비친 김혜성을 계속 쓰고, 세대교체를 빠르게 가져가는 것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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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로버츠 감독은 “그들이 우리와 함께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향후 어떤 움직임을 볼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예측할 수 없다”며 확답을 유보했다. 18일 경기를 앞두고도, 경기가 끝난 뒤에도 확답은 없었다. 그리고 에드먼은 빠르면 19일 26인 현역 로스터에 등록될 예정이다. 늦어도 20일 정도에는 돌아올 예정인데, 다저스는 이 시점에는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한다. 김혜성이 만든 복잡한 고민에 다저스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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