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재웅이 SK텔레콤 오픈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KPGA |
하루 37개 홀을 도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엄재웅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2023년 10월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 이후 약 1년7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하게 된 그는 동료들에게 축하 물세례를 받은 뒤 양손을 번쩍 들며 환호했다.
엄재웅은 18일 제주 서귀포의 핀크스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4언더파 67타를 쳤다. 합계 11언더파 202타를 적어낸 그는 동타를 기록한 이태훈(캐나다)을 1차 연장에서 제압하고 KPGA 투어 통산 3승째를 올렸다.
이번 대회는 기상 악화로 인해 첫날 경기가 15일이 아닌 17일 마무리됐다. 이로 인해 엄재웅은 이날 2라운드와 3라운드를 모두 치렀다.
이날 보여준 엄재웅의 경기력은 연장을 포함해 하루 37개 홀을 돌았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각각 2타와 6타를 줄인 그는 공동 선두를 만들며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태훈과 치른 1차 연장에서도 엄재웅은 침착했다. 파4 18번홀에서 치러진 1차 연장에서 엄재웅은 보기를 적어냈지만 더블보기에 그친 이태훈을 따돌리고 치열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엄재웅은 "1차 연장을 포함해 오늘만 37개 홀을 돌았는데 우승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었다. 쟁쟁한 선수들을 따돌리고 SK텔레콤 오픈 우승자 명단에 내 이름을 남기게 돼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만 54세 생일날 정상에 올라 KPGA 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웠던 최경주는 3언더파 210타 공동 33위에 자리했다. 최경주는 "실력 있는 여러 후배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내년에는 준비를 잘해 더욱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리브(LIV) 골프로 이적한 뒤 올해 처음 KPGA 투어에 모습을 드러낸 장유빈은 컷 통과 기준인 1언더파 141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컷 탈락했다.
[서귀포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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