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다가 메이저리그에서 S급 투수로 평가받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본프로야구 최고 투수 중 하나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커리어는 쌓았다. 충분히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만한 경력이었다. 마에다는 201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LA 다저스·미네소타·디트로이트를 거치며 빅리그 통산 226경기(선발 172경기)에 나가 68승56패 평균자책점 4.20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를 기록하는 등 정점을 달렸다.
하지만 2022년 팔꿈치 수술로 시즌을 날린 뒤 내리막이 시작됐다. 2023년 6승8패 평균자책점 4.23에 머물렀다. 2024년 시즌을 앞두고 일본 복귀설이 제기됐으나 마에다는 디트로이트와 2년 2400만 달러에 계약하며 마지막까지 미국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당시 디트로이트는 리빌딩을 마쳐가고 있는 팀이었고,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닝을 잡아줄 만한 베테랑 선발 투수가 필요했다. 팔꿈치 수술 여파에서 벗어난 마에다가 2년은 로테이션은 지켜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하락세가 가팔랐다. 지난해 시즌 초반부터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결국 불펜으로 강등됐다. 시즌 29경기(선발 17경기)에서 3승7패 평균자책점 6.09에 그쳤다.
결국 디트로이트는 지난 2일(한국시간) 마에다를 양도선수지명(DFA)해 사실상 방출 절차를 밟았다. 마에다의 1년 연봉인 1200만 달러를 그냥 버리는 일이 있어도, 일단 로스터 한 자리를 비우겠다는 뜻이었다. 마에다가 팀에 주는 효용성이 사실상 없다고 본 것이다. 디트로이트는 마에다 입단 당시와 다르게 지금은 젊고 유능한 투수들이 많이 올라왔고, 선발진 리빌딩은 거의 다 끝나가고 있던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예상대로 웨이버 공시 기간 중 마에다의 잔여 연봉을 다 떠안고 영입한 팀은 없었다. 하락세가 너무 뚜렷했기 때문이다. 한동안 시간이 흐르자 마에다가 결국 일본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기도 했다. 그러나 마에다는 17일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일단 올해는 끝까지 도전하기로 했다. 현실적으로 일본도 시즌 중이라는 점, 그리고 개인적인 미련이 복합적으로 작용된 결정이었다.
시즌 준비를 선발로 하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계속 불펜에서 뛰었던 만큼 투구 수를 끌어올리는 과정이 필요했다. 이날 투구 수도 60개 수준에서 설정됐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체적인 구위 하락세를 극복하고 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컵스는 시즌 원투펀치였던 이마나가 쇼타와 저스틴 스틸이 모두 부상으로 빠진 상태다. 스틸은 아예 팔꿈치 수술을 받아 올해 복귀가 불가능하다. 이에 컵스는 선발 투수 자원들을 최대한 많이 긁어모으고 있고 마에다도 그 과정에서 선택을 받았다. 마에다가 좋은 활약을 한다면 메이저리그 복귀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러나 마이너리그 첫 등판은 그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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