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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와다 히데키 신간 ‘도망칠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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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와다 히데키 신간 ‘도망칠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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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칠 용기 / 와다 히데키/ 심지애 번역/ 한가한 오후/ 1만6800원
지난 2024년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하루 40명에 육박해 13년 만에 최대 건수를 기록했다. ‘공중보건 측면에서 국가비상사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문제다. 특히 40세 미만의 주요 사망 원인이 ‘자살’이라는 점은 국가적인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일본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와다 히데키는 ‘도망칠 용기’에서 업무 과중으로 인한 과로사, 취업 실패나 생활고, 따돌림이나 폭력 등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환경에서도 ‘이겨내지 못하는 나의 탓이다’, ‘이 상황은 바꿀 수 없다’, ‘나는 괜찮다’고 생각하며 버티는 사람들에게 ‘용기 내어 도망치라’고 조언한다.

책에 따르면, ‘도망’이라는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 그 누구도 지금까지 그 선택지에 대해 가르쳐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정말 도망쳐도 되나요? 열심히 살지 않아도 괜찮아요?”라고 의아해한다. 이미 한계에 부딪혔는데도 불구하고 더 이상 달리지 못하는 자신을 책망하는 데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와다 히데키 / 심지애 번역 / 한가한 오후 / 1만6800원

와다 히데키 / 심지애 번역 / 한가한 오후 / 1만6800원

저자는 ‘편하게 살아서는 안 돼’, ‘열심히 살지 않으면 도태되고 말 거야’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방법과 현명하게 도망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힘들다는 말을 편하게 할 수 없는 사회적인 구조와 일상에 만연해 있는 ‘후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비판하며 기꺼이 도망칠 줄 아는 것이 얼마나 용기 있는 선택인지 알프레드 아들러의 이론을 바탕으로 자세하게 설명한다.

우리가 기꺼이 도망치지 못하는 이유는 타인으로부터 ‘낙오자, 패배자, 노력 부족, 책임 회피’ 등의 평가를 받는 것이 두렵거나, 도망치고 난 뒤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도망’은 쓸데없는 승부에 굳이 맞서지 않는 ‘용기 있는 위대한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난 아무렇지 않아’라며 한계에 다다른 자신을 애써 외면하고 무리하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죽고 싶다, 지쳤다, 사라져 버리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고 급기야는 마음에 병이 찾아와 더는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 수 있다.

우리는 각자 자유의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평가에 짓눌려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하지 못하며 살고 있다. 그런 장삼이사에게 이 책은 지금 처한 환경이나 상황이 힘들다면 ‘그저 나에게 맞지 않을 뿐’이라고 가볍게 받아들이라고 조언한다. 누군가 나를 공격해 온다면 맞서 싸우기보다 도망치라고 권한다. 저자는 “도망은 피하는 게 아니라, 새롭게 피어나는 것”이라며 글쓰기, 완벽주의 버리기, 싸우지 않기, 생각 그만하기 등 힘든 상황에서 현명하게 도망칠 수 있는 구체적인 10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박태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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