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금', 박병은 존재감·이재욱 액션… 한국적인 美 빛났다 [HI★첫방]

지난 16일 공개된 넷플릭스 '탄금'
"거목 느낌"… 박병은 고민 속 구현된 비주얼

'탄금'이 베일을 벗었다. 박병은은 열국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탄금' 스틸컷

멜로물에서는 메인 로맨스를 형성하는 남녀의 활약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탄금'에는 두 사람만큼이나 눈에 띄는 캐릭터가 있다. 배우 박병은이 연기한 심열국이다.

지난 16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탄금'이 공개됐다. '탄금'은 실종됐던 조선 최대 상단의 아들 홍랑(이재욱)이 기억을 잃은 채 12년 만에 돌아오고, 이복누이 재이(조보아)만이 그의 실체를 의심하는 가운데 둘 사이 싹트는 알 수 없는 감정을 그린 미스터리 멜로 사극이다.

어린 시절부터 재이의 주변에서는 안 좋은 일들이 생겼다. 가까운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었고, 그가 진심으로 아꼈던 이복동생 홍랑까지 실종됐다. 재이는 어른이 된 이후에도 홍랑을 찾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홍랑이 돌아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가족들은 모두 그가 진짜 홍랑이라고 믿었지만, 재이는 홀로 가짜라는 주장을 펼쳤다. 돌아온 홍랑은 자신에게 어린 시절 기억이 없다고 말했고, 재이의 의심은 더욱 커졌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적대감을 드러냈으나, 마음을 열며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돋보인 박병은 존재감

'탄금'은 실종됐던 조선 최대 상단의 아들 홍랑이 기억을 잃은 채 12년 만에 돌아오고, 이복누이 재이만이 그의 실체를 의심하는 가운데 둘 사이 싹트는 알 수 없는 감정을 그린 미스터리 멜로 사극이다. '탄금' 스틸컷

메인 로맨스를 형성하는 남녀는 재이와 홍랑이지만, '탄금'의 분위기는 열국에 의해 만들어진다. 열국이 재이와 홍랑에게 불행을 안긴 인물인 동시에 막대한 권력을 가진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그는 남다른 야망의 소유자이고, 아내인 연의(엄지원)와는 치열한 신경전을 펼친다. 박병은은 재이와 홍랑이 돋보이게 만들어 주면서도 섬세한 표현력과 안정적인 연기력을 자랑하며 존재감을 발산했다.

외적인 부분에도 박병은의 고민이 담겼다.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를 찾은 박병은은 "당시 부를 가진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해서 마를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풍채가 클 거라 생각했고, 수염의 양 또한 처음 설정할 때 많이 했던 거 같다. 다이어트에 대한 부담감은 없어 오히려 촬영 전날 더 먹었다. 두터운 옷을 껴입으면서 거목이 땅에 버티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 그런 부분을 내 나름대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열국 캐릭터는 박병은의 노력 속에서 살아 숨 쉴 수 있게 됐다.

이재욱 조보아는 혐관(혐오 관계성) 로맨스를 그려내며 흥미를 자극했다. 정가람의 활약, 엄지원과 박병은의 부부 호흡 역시 시선을 모았다. 김재욱은 한평대군의 광기를 표현하며 존재감을 발산했다. 원작 소설이 있는 만큼 세계관이 탄탄했으며, 이재욱의 화려한 액션신이 더해진 만큼 보는 재미는 한층 커졌다.

김홍선 감독은 세계에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었다고 했는데, 그의 노력 속에서 한복이나 전통 먹거리 등 우리 문화가 완성도 높게 화면을 장식했다. '탄금'이 해외 시청자들에게 얻을 반응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