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년 전만 해도 국내 전기자전거 시장은 '혼돈' 자체였다. 수입 위주의 고가 라인과 중국산 저가 제품으로 양극화된 시장, 불분명한 사후관리, 실질적 용도를 고려하지 않은 디자인과 성능까지. 소비자들은 자신의 필요에 맞는 자전거를 찾기 어려웠고, 구매 후 관리는 막막했다. 이런 시장의 공백 속에서 2017년 모토벨로가 등장했다.
"진한 커피 한 잔 어떠세요?" 인터뷰 시작 전, 이종호 대표는 직접 내린 에스프레소를 권했다. 그의 손끝에서는 묵직한 장인의 기운이 느껴졌다. 커피를 내리는 세심함에서부터 전기자전거를 만드는 철학까지, 모든 것에 정성을 들이는 사람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전기자전거는 단순한 탈것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이자 미래 모빌리티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이종호 대표는 확신한다. 2017년 창업 이후 7년 만에 국내 전기자전거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모토벨로는 연매출 200억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배달, 출퇴근, 가족용 등 세분화된 라인업으로 소비자 니즈를 공략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진한 커피 한 잔 어떠세요?" 인터뷰 시작 전, 이종호 대표는 직접 내린 에스프레소를 권했다. 그의 손끝에서는 묵직한 장인의 기운이 느껴졌다. 커피를 내리는 세심함에서부터 전기자전거를 만드는 철학까지, 모든 것에 정성을 들이는 사람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전기자전거는 단순한 탈것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이자 미래 모빌리티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이종호 대표는 확신한다. 2017년 창업 이후 7년 만에 국내 전기자전거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모토벨로는 연매출 200억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배달, 출퇴근, 가족용 등 세분화된 라인업으로 소비자 니즈를 공략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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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당시 무려 500여개 자전거 판매점을 하나하나 찾아 다녔어요." 당시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전국의 자전거 상점을 누볐다고 한다. "코로나19 전후로 배달 관련 소비자 니즈가 급증했죠. 우리는 시장 조사를 통해 이를 정확히 포착했고, 적기에 배달 박스 장착 및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전기자전거를 출시했습니다. 또한 아이와 함께 이동하는 가족형 모빌리티 제품도 기획했어요. 이런 제품들이 시대적 흐름과 맞아떨어졌습니다."
인터뷰 중에도 이종호 대표의 휴대폰은 쉴 새 없이 울렸다. 생산라인의 문제부터 해외 바이어와의 미팅 일정까지, 그는 모든 사안에 관여하고 있었다.
"잠시만요." 그는 전화를 받고 짧게 지시를 내렸다. "새로운 배터리 검수 과정에 문제가 있어서요. 저희는 품질에 타협하지 않습니다."
이런 디테일에 대한 집착이 모토벨로의 품질 경쟁력을 만든 비결이 아닐까 싶었다.
'스타트업'이라는 단어가 주로 소프트웨어 기반 IT기업에 국한되는 현실에 대해 이종호 대표는 아쉬움을 표했다. "성공한 스타트업 대부분이 소프트웨어 기반이라는 건 대한민국 제조업의 현실과 연관이 있습니다. 하지만 DJI, 테슬라, 샤오미 등 글로벌 기업들도 제조 기반 스타트업에서 시작했죠." 그의 목소리에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은 절실함이 묻어났다.
이종호 대표는 인터뷰 중간에 새로 출시 예정인 전기자전거 프로토타입을 보여주었다. 프레임의 곡선과 용접 부위를 손가락으로 쓸어내리며 그는 "현재의 비즈니스 환경은 사물인터넷 혹은 ICT 시대"라고 강조했다.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IT를 더해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는 비즈니스 모델이 미래입니다." 이러한 철학 아래 모토벨로는 단순한 전기자전거 제조사가 아닌 ICT 플랫폼 기업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동관에 공장을 설립하고 국내 생산라인을 확충하며 글로벌 생산 이원화 체제를 구축한 모토벨로는 이제 해외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그는 중국 현지 법인 설립으로 생산 경쟁력을 확보했고, 이제 동남아, 미주, 유럽까지 단계별로 공략할 계획이다. 그의 손가락은 지도 위에서 모토벨로의 미래 영토를 그리고 있었다.
"아시아권은 생활형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유럽과 미주는 레저용이 보편화돼 있어요." 이종호 대표는 샘플 제품을 가리키며 지역별 특성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것은 동남아 시장을 위한 모델이고, 저것은 유럽 규격에 맞춘 제품입니다. 각 지역의 문화와 니즈에 맞춘 제품 개발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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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전거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각종 규제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아왔다. 이종호 대표는 "시대가 변하면서 이동 개념이 바뀌었습니다. 하늘에 길이 열리고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등장했지만, 과거 자동차를 위해 설계된 도로나 기반 시설, 면허체계가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업계의 목소리를 모아 정부에 합리적 교육 중심의 면허제도와 도로 인프라 개선을 지속적으로 제안해왔다.
모토벨로의 A/S 네트워크는 촘촘하다. 전국 4개 직영 A/S센터와 400개 협력점을 표시한 지도를 가리키며 이종호 대표는 '브랜드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기자전거는 실제 타보거나 유사한 니즈를 가진 사람들의 후기를 통해 구매 결정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후관리는 우리의 핵심 가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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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말미, 향후 5년 후 모토벨로의 모습을 묻자 이종호 대표의 눈빛이 단단해졌다. "모토벨로는 하드웨어 기반의 모빌리티가 아닌 모빌리티 기반의 ICT 전문화된 브랜드가 될 것입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실 화이트보드에 미래 비전을 직접 그려 설명했다. "단순 제조를 넘어 IT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관련 사업부문과 인원을 지속 확충하고 있습니다."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마지막 메시지를 전했다. "전기자전거, 전동스쿠터 등 모빌리티 제품이 단지 젊은이들이나 특정 목적으로 제한된 것으로 인식되는 점이 아쉽습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자전거 시장의 많은 부분을 대체하고 생활문화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는 "국내에서도 글로벌로 진출하는 모빌리티 기업이 등장할 수 있다. 우리가 그 가능성을 보여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호 대표는 철강과 전자회로의 조화 속에서 미래 모빌리티의 꿈을 키우는 장인이었다. 그의 손끝에서 태어난 전기자전거들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환경,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기술의 융합체로 우리 삶 속에 녹아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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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형 스타트업 기자단 1기 기자 jack@rsqua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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