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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행정 심하다" 사망 참사에 '다이노스컴백홈' 7행시...NC는 경비 다 대며 '발 동동'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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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행정 심하다" 사망 참사에 '다이노스컴백홈' 7행시...NC는 경비 다 대며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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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권수연 기자) 창원시가 NC 다이노스의 홈구장 복귀를 재차 촉구한 가운데 이번에는 7행시를 내 눈총을 받고 있다.

창원시는 지난 14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NC에 홈구장(창원 NC파크)으로 조속한 복귀를 공식 요청했다"며 "의회는 NC파크의 안전성 확보와 조속한 재개장에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시는 "의회는 이 날 전체 의원의 의견을 모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월 NC파크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피해자와 가족에 위로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전날에는 창원시체육회가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NC 측에 홈구장으로의 조속한 복귀를 요청하기도 했다.



창원 NC 파크는 지난 3월 29일 LG와 NC와의 경기 도중 3루 방향 벽에 설치된 외부 구조물 '루버'가 추락해 관중을 덮치는 사고 이후 잠정적 폐쇄됐다. 당시 60kg에 달하는 루버에 맞아 머리 부상을 입은 20대 피해자가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사고 이후 NC파크는 재개장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었다.

사고 수습을 두고 점유자인 NC, 구장의 소유주인 창원시와 창원시설공단이 대립했다. 사실상 대립이라고 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창원시의 일방적인 방치가 이어졌다. 사고 수습과정과 결과 처리를 구단에 떠밀어놓고 '보고하라'는 식의 통보를 날렸다. 당장 시즌을 치러야 하는 NC는 떠돌아다니며 경기를 치렀다. 상대와 홈, 원정 일정을 바꿔가며 눈칫밥 스케줄을 이어갔다.


창원시, 창원시설공단, NC 구단이 사고 닷새만에 겨우 합동대책반을 출범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창원 NC파크의 재개장 및 점검 등에서 미온적 대처를 보였다.


NC는 울며 겨자먹기로 임시 홈구장을 찾아다녔다. 울산시가 손을 내밀었고 NC는 16일 열리는 경기부터 울산 문수야구장을 '임시 거처'로 삼아 하얀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됐다. 문수야구장이 아주 완벽한 대체환경이라고 할 수는 없고, 거리가 먼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떠돌이 신세'가 끝났다는 것만으로도 구단에게는 큰 위안이다.

창원시는 NC가 다른 곳을 찾아 떠나자 갑자기 태도가 돌변했다. 임시구장 발표 하루만에 기자회견을 열어 "시설물 정비를 18일까지 마칠테니 빨리 돌아오라"는 태도를 취했다. 기자회견을 통해 어떤 방식의 점검을 어떻게 빨리 이루고, 최대한 완벽한 점검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겠다는 체계적인 과정 전달도 없이 '지역과 상인들이 힘드니까 빨리 오라'는 식의 감정적 태도만으로 일관했다.


지칠대로 지친 NC는 이에 확고한 거부 의사를 전했다. 어려울때 선뜻 손을 내민 울산시와의 신뢰, 도의를 지키기 위해 6월 경기까지는 문수야구장을 사용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깨끗하게 정비를 마친 문수구장에는 이미 광고판이 자리잡았고 구단 슬로건이 걸렸다.

그러자 창원시는 또 한번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과 같은 입장으로 촉구했다.

문제는 NC파크에서 벌어진 사고는 참사다. 사람의 목숨이 걸린 매우 중대한 사건을 두고 창원시는 '안타까운 사고' 한 문장으로 뭉갠 뒤 행시로 일명 '말장난'을 펼쳐버린 것이다.




14일 '창원특례시의회 의원들 일동'이라는 입장을 걸고 발표한 공식 촉구성명서는 당혹스럽기 그지없다. '다이노스 컴백홈'으로 7행시를 지어 올렸다. 상황에 맞고, 맞지 않고를 떠나 이 사태를 상당히 가볍게 대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구단을 '을'로 보고 있다는 불쾌함마저 느껴진다.

또 이 7행시 보도자료를 통해 창원시는 '구단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기재했다.

그러나 NC는 이미 내릴 결단을 모두 내린 상황이다. 심지어 수리와 수습에 드는 거의 모든 비용을 구단 측이 내고 있다는 소식도 알려졌다. 전날 LG트윈스-키움 히어로즈와 경기 중계를 통해 민훈기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창원시쪽에서 느닷없이 홈을 빨리 고쳐서 쓰겠다고 발표했는데 졸속행정이 심하다. 그것도 예산 운운하며 일단 NC 측에서 모든 경비를 대고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한편 NC는 16일부터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말 3연전부터 홈 경기를 문수야구장에서 치른다.

이하 창원특례시 'NC다이노스에 드리는 글' 전문

다시, NC다이노스의 홈구장, 창원NC파크의 조속한 재개장을 촉구합니다. 또한, 창원시민의 마음을 모아 NC다이노스에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창원시와 함께 성장해 온 NC다이노스는 시민의 즐거움이자, 지역 공동체의 중심이었습니다.

이제 구단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지난 3월 안타까운 사고 발생 이후 홈경기 일시 중단과 타 지역 임시 구장 운영이라는 상황에 지역 팬과 시민의 마음이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노력과 신뢰로, NC와 창원시가 2010년부터 함께 만들어온 지난 시간을 이렇게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 소중한 관계가 다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스산한 바람만 부는 경기장을 바라보며, 우리는 묵묵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함성으로 가득했던 그 공간은 지금 침묵 속에 있지만, 그 침묵마저도 NC를 향한 그리움으로 가득합니다.

컴컴한 야구장은 주변 상권의 상생 희망마저도 꺼뜨렸습니다. 환호가 사라지고, 거리의 활기가 줄어든 지금, 우리는 야구가 스포츠 그 이상의 의미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고 있습니다.

백 마디 말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실천입니다. 창원특례시의회는 NC파크의 안전성 확보와 조속한 재개장을 위해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홈구장, 그 단어 하나에 담긴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주시길 바랍니다. 때로는 서운하고, 때로는 멀게 느껴졌더라도 결국 돌아갈 곳은'고향'입니다. 이곳이 NC의'안방'입니다. 다시 창원에서 만나는 그날을 간절히 기다리겠습니다.

사진=연합뉴스,창원시,울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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