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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대회서 명예회복 노리는 장유빈 “좋아지는 것 느껴…우승 도전하겠다”

헤럴드경제 조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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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대회서 명예회복 노리는 장유빈 “좋아지는 것 느껴…우승 도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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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오픈 1라운드 출격
6개월 만에 KPGA 투어 무대 출전
LIV 진출로 비판적 시선에 부진까지
최경주 “기다리면 좋은 꽃 피울 것”
장유빈 “체력훈련으로 몸 좋아져
샷과 퍼트감도 올라와 우승 도전”
장유빈이 14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GC에서 열린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연습라운드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KPGA 제공]

장유빈이 14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GC에서 열린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연습라운드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KPGA 제공]



[헤럴드경제(서귀포)=조범자 기자] 한국 남자골프 기대주 장유빈(23)에게 최근 3개월은 골프를 시작한 후 가장 힘든 시기였을 터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를 평정한 뒤 스스로 공언했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진출을 접고 사우디 아라비아 오일머니가 후원하는 LIV 골프로 방향을 틀면서부터 많은 우려와 비판의 시선이 쏟아졌다.

2022년 출범한 LIV 골프는 2월부터 8월까지 단 14개 대회만 개최한다. 컷 탈락 없이 사흘간 54홀 경기를 치르고 최하위도 거액의 상금을 손에 쥘 수 있다. 많은 대회에 나가 긴장감 속에서 경쟁하며 단단하게 경험을 쌓아야 할 어린 선수에게 적합한 무대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컸다.

장유빈은 당시 LIV 진출 이유로 “세계적인 선수들과 바로 경쟁할 수 있다는 점”을 꼽으며 성적으로 비난을 잠재우고자 했다. 하지만 실상은 녹록지 않았다.

장유빈은 반환점을 돈 2025시즌 LIV 골프에서 7경기에 출전해 포인트 랭킹 59명 중 최하위권인 52위에 머물러 있다. 한번도 20위 이내 진입하지 못했고, 최근 끝난 LIV 골프 코리아에선 국내 팬들의 응원 속에도 공동 48위에 그쳤다.

이 때문에 장유빈은 이달 초 LIV 골프 코리아와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기자회견에 나설 때마다 비슷한 질문을 받아야 했다. LIV 골프 진출을 후회하지 않는지. LIV 골프 코리아에선 “나중에 답하겠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14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GC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 회견 땐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캐머런 스미스(호주)의 플레이를 좋아하는데, 마이애미 대회에서 함께 쳤다. 그 선수의 숏게임 스킬을 보고 많이 배웠다. 저런 상황에서 저런 손목 감각으로 공을 치는구나 깨달았다. 이렇게 세계적인 선수들의 플레이를 가까이서 보고 배울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LIV 골프로 진출했고, 그에 대해선 후회가 없다. 다만 LIV 골프의 환경에는 좀 위축된 것같다. 앞으로 최대한 이런 생각을 갖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마인드를 리셋하고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남은 대회에서도 충분히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대회 개막 전 자선 이벤트 SK텔레콤 오픈 채리티에서 동반 플레이한 최경주는 장유빈을 조금 더 지켜보고 기다려주자고 했다.

“오늘 라운드하면서 많이 격려했다. 샷 컨트롤도 흠잡을 데 없이 좋다. 내가 장유빈 나이 때는 방위로 군 복무하고 있었다. 파도가 잔잔하게 오다가 언제 한번 크게 온다. 크게 올 때를 기다려야 한다. 장유빈은 아마 내가 2000년 PGA 투어에 처음 갔을 때 감정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때 나는 말도 안통하고 오죽했으면 입술이 다 부르텄다. 힘든 시간을 지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의 몸에서 편안한 퍼포먼스가 나온다. 그때까지 좀 기다려줬으면 좋겠다. 기다리면 좋을 꽃을 피울 거라고 확신한다.”

장유빈이 14일 SK텔레콤 오픈 채리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귀포=조범자 기자

장유빈이 14일 SK텔레콤 오픈 채리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귀포=조범자 기자



장유빈은 최경주의 묵직한 조언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오늘 같이 라운드하면서 최경주 프로님이 이것저것 물어봐 주셨다. 해외에서 뛰는 것에 대해서도 잘한다며 격려도 해주셨다. 많이 감사하고 큰 힘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몸 상태과 샷 감각이 좋아지고 있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장유빈은 “LIV 골프에 간 후부터 체력훈련에 쏟는 시간을 2배 늘렸다. 작년까지 일주일에 두세번 했던 체력훈련을 올핸 주 4~5회 2시간씩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몸이 좋아지는 걸 느끼고 있다”며 “이전 대회까지 성적이 저조했었는데 한주 쉬면서 샷감과 숏게임, 퍼트 감각을 조금씩 끌어올리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이 대회서 공동 13위를 거둔 장유빈은 “KPGA 투어 대회에 오랜만에 나오는 만큼 잘 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힘겨운 시기를 겪고 있는 장유빈이 지난해 자신이 평정한 무대에서 다시 명예 회복에 성공할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15일 개막 예정이었던 SK텔레콤 오픈은 짙은 안개로 개막이 하루 미뤄져 16일 1라운드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