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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보고 배웠나…미국에 '보복 관세' 경고한 인도, 전략 수정?

머니투데이 윤세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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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보고 배웠나…미국에 '보복 관세' 경고한 인도, 전략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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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관세 압박에 정면 대응을 자제하며 협상 타결 1순위로도 꼽혔던 인도가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보복 관세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주말 타결된 미중 무역전쟁 휴전을 두고 중국의 버티기·보복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인도 역시 중국의 방식을 따라 전략 수정에 나서는 것인지 주목된다.

나렌드리 모리 인도 총리/AFPBBNews=뉴스1

나렌드리 모리 인도 총리/AFPBBNews=뉴스1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인도 양국은 공식적으로 무역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의 무역협상을 이끄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조기 무역합의가 가능한 나라로 인도를 여러 차례 언급했고, 인도 역시 이민에서 무역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하며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왔다.

그러나 인도의 대미 협상 태도에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예컨대 인도는 지난 12일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맞서 미국산 제품 일부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했다. 인도가 돌연 보복 카드를 꺼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시점이 의미심장하단 지적이 나온다. 미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에 휴전을 선언하며 관세 대폭 인하 사실을 공식 발표한 지 몇 시간 만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인도는 당시 WTO 규정을 들어 "미국산 제품에 부여하던 관세 혜택이나 무역상 의무를 중단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델리 소재 연구기관인 사회개발위원회의 비스와짓 다르 교수는 블룸버그에서 지금까지는 미국이 인도에 "협상 조건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입장이었다면서, 이번 보복 관세 언급은 인도가 "맞서서 단호하게 행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첫 신호"라고 해석했다. 한 인도 당국자는 "인도가 계획한 미국 상품에 대한 보복 관세가 이제 협상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미중 휴전 이후 외교가에선 중국의 대미 강경 전략에 미국이 먼저 물러선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그간 미국에 협조적이던 국가 입장에선 전략을 고민하게 한 대목이다. 다르 교수는 "중국이 미국과 합의를 이끌어낸 걸 보면 인도도 더 강하게 주장을 내세울 필요가 있다"면서 "인도가 패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더구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와 파키스탄 간 휴전 성사를 위해 무역을 카드로 활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인도의 심기를 건드리던 터다. 인도는 12일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더 많이 무역을 할 테니 인도와 파키스탄에 이제 (전쟁을) 그만 하자고 했다"고 언급하자 즉각 부인한 바 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거듭 두 나라의 휴전 중재를 위해 "무역을 상당 부분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17~20일 미국에서 진행되는 미국과 인도의 추가 무역협상을 통해 인도가 강경 전략으로 돌아서는지를 보다 분명히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싱가포르 소재 컨설팅 회사인 아시아디코디드의 프리얀카 키쇼르 대표는 "인도 정부가 무역협상에서 미국에 너무 많은 걸 양보하고 있단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인도가 이번 기회를 통해 동등한 무역 파트너로서 입지를 확인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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