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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딜레마에 빠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이제 막 부상에서 복귀한 손흥민을 선발 투입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였다.
영국 HITC는 14일(한국시간)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부상 소식이 나왔다. 토트넘 홋스퍼가 데얀 쿨루세브스키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이라며 "토트넘은 쿨루세브스키를 대체할 자원이 있다. 토트넘 유산을 굳건히 할 손흥민"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토트넘이 17년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도록 결승골을 넣어줄 선수가 있다면 바로 캡틴 손흥민일 것"이라며 "이 한국인 선수는 10년째 구단에 몸담고 있으며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문제는 손흥민의 컨디션이다. 손흥민은 발 부위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부상을 입어 지난 달 초부터 한 달 가까이 결장했다. 지난 크리스털 팰리스전을 통해 복귀하긴 했지만 고작 30분을 뛴 상태라 실전 감각이 온전히 돌아오지는 않았다.
다가올 애스턴 빌라전에서 출전 시간을 늘려 최대한 감각을 끌어올린다고 해도 결승전 선발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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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영국에서도 손흥민이 결승전에 선발로 나서면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한 팬은 "만약 당신이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처럼 토트넘을 이끄는 사람이라면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손흥민을 선발로 내세울 것인가?"라고 물으면서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최고의 시즌을 보내지 못했다는 것에 우리 모두가 동의할 거다. 솔직히 말해 손흥밍는 제 기량을 되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 팬들은 손흥민이 캡틴으로서 적합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팬은 "손흥민이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유로파리그 결승전이라는 무대에 필요한 경기력, 정신력, 민첩성, 신체적 투쟁심을 갖추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2019년이 마지막이었던 유럽대항전 결승전(챔피언스리그)과 당시 대회 8강전서 부상을 입고 결승전에 제 컨디션이 아닌 상태로 출전했던 해리 케인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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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이런 주장을 펼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실제로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 2019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벌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토트넘은 리버풀과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맞춰 부상에서 복귀했던 케인을 선발로 내세웠다가 케인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면서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픔이 있다.
토트넘 최고 에이스였던 케인은 부상으로 토너먼트 기간 동안 함께하지 못했다. 토트넘을 결승으로 올려놨던 건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엄청난 활약을 보여준 손흥민과 아약스와 준결승에서 돋보였던 루카스 모우라 등 다른 선수들이었다.
동료들이 올려놓은 결승전에서 케인은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결과론이지만 케인을 빼고 토너먼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선수들을 넣었다면 어땠을까라는 가정이 지금까지도 팬들 사이에서 계속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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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마침 손흥민이 케인과 같은 경우에 놓였다. 손흥민은 부상으로 8강 2차전부터 함께하지 못했지만 남은 동료들이 하나가 돼 팀을 결승 무대로 올려놨다. 토트넘이 결승 진출을 확정한 후 손흥민은 부상에서 복귀전을 치렀고, 결승전 출전을 목표로 몸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풋볼런던은 "2019년 해리 케인이 4월 초에 당한 발목 부상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던 것처럼, 6년 후 손흥민에게도 같은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케인의 사례가 손흥민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손흥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빌라 파크 원정에서 자신의 몸 상태와 경기 감각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손흥민이 다가오는 애스턴 빌라전에서 자신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선발로 나설 수 있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은 상태라는 걸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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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지난 12일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선 손흥민은 신체적으로 좋은 상태다. 팰리스전서 몇 분 동안 출전한 것은 그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었고, 특히 심리적으로 중요했다"면서 "오늘 훈련도 잘 진행했다. 경기에 출전했기 때문에 훈련 전체를 소화할 수는 없었다. 금요일 경기(애스턴 빌라전)를 통해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손흥민이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팀의 촉매제이자 원동력이었다. 그는 트로피가 구단과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이곳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커리어를 쌓았다"며 손흥민이 트로피의 중요성을 아는 선수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출전 가능성을 묻자 "내가 결승전에 대해 확실하게 아는 것은, 결승전에는 언제나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순간과 선수가 있다는 것"이라면서 "결국 중요한 것은 팀이고, 그날은 개인보다 팀으로서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가 훨씬 더 중요할 것"이라며 손흥민이라는 개인보다는 토트넘이라는 팀을 위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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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손흥민이 선발로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더 높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주전 공격수 쿨루세브스키가 부상을 당하면서 손흥민이 강제로 선발 출전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게 됐다.
HITC는 "손흥밍는 근육 부상에서 복귀한 후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하에서 최고의 폼을 보여줬고, 자신이 충성을 다해 온 클럽에서 마지막 우승을 시도하기 위해 필사적일 것"이라며 "손흥민이 쿨루세브스키의 완벽한 대체자는 아닐지 몰라도 만약 토트넘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다면 캡틴이 팀을 영광으로 이끄는 운명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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