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이 돌아오면 한 명이 실려 나간다. 중반부로 접어드는 올해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에 지독한 부상 악령이 떠돌고 있다. 현장에서 “올 시즌엔 유독 부상이 잦다”는 말이 계속 나올 정도다.
팀 전력이 평준화되고 시즌 초부터 치열한 순위 다툼이 벌어지다 보니 매 경기가 치열해지면서 각 팀의 주전급 선수들이 빈번하게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하는 양상. 부상이 올 시즌 순위 경쟁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14일 현재 한화와 리그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LG는 최근 팀 전력의 핵심인 마무리 투수 장현식과 ‘출루왕’ 홍창기가 부상을 당했다. 시즌 전 스프링캠프에서 발목을 접질러 뒤늦게 1군에 합류한 장현식은 지난 주말 더블헤더를 포함해 3경기에 나서 연달아 세이브를 기록한 뒤 광배근 미세 손상 판정을 받았다. 회복·재활에 한 달이 걸릴 예정. 지난달부터 경기에 나서 1패 8세이브로 마무리에 잘 적응하고 있었는데 또 부상이라는 암초에 걸렸다.
팀 전력이 평준화되고 시즌 초부터 치열한 순위 다툼이 벌어지다 보니 매 경기가 치열해지면서 각 팀의 주전급 선수들이 빈번하게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하는 양상. 부상이 올 시즌 순위 경쟁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14일 현재 한화와 리그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LG는 최근 팀 전력의 핵심인 마무리 투수 장현식과 ‘출루왕’ 홍창기가 부상을 당했다. 시즌 전 스프링캠프에서 발목을 접질러 뒤늦게 1군에 합류한 장현식은 지난 주말 더블헤더를 포함해 3경기에 나서 연달아 세이브를 기록한 뒤 광배근 미세 손상 판정을 받았다. 회복·재활에 한 달이 걸릴 예정. 지난달부터 경기에 나서 1패 8세이브로 마무리에 잘 적응하고 있었는데 또 부상이라는 암초에 걸렸다.
LG의 리드오프이자 최근 2년 연속 출루왕을 차지한 홍창기는 지난 13일 키움과의 경기 막판 부상으로 구급차에 실려 나갔다. 우측 파울 라인 밖 플라이 타구를 1루수 김민수와 같이 처리하려다 김민수가 뒤로 넘어지면서 홍창기의 왼쪽 무릎과 부딪혔고, 홍창기는 그대로 무릎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자세한 검진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상당 기간 이탈이 불가피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지난 6일에는 팀의 핵심 타자인 외인 타자 딘 오스틴이 두산과의 경기에서 1루에서 2루로 달리다 두산 2루수 강승호와 충돌해 공중에 크게 떴다 떨어졌고, 이후 어지럼증 등 충격 후유증으로 4경기에 결장하는 일도 있었다. 오스틴은 지난 13일 홈런 2개를 터트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지만, 홍창기의 부상에 충격을 받은 듯 이례적으로 수훈 선수 인터뷰까지 거절했다.
개막 초 상승세를 타다 최근 7경기에서 1무 6패 극도의 부진에 빠지며 공동 7위로 떨어진 KT도 부상 악령에 붙들렸다. 무서운 거포 신인 안현민이 등장해 활약 중이지만 시즌 초 강백호가 부상을 입은 뒤 최근 컨디션 난조(타율 0.228)에 빠졌다. 무엇보다 FA로 이적한 뒤 3할 맹타를 휘두르던 허경민을 비롯해 김상수, 장준원 등 주전 야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팀 타율(0.243), 홈런(26), 출루율(0.326) 모두 리그 7위로 하위권에 처졌다.
하위권에서 반등이 절실한 전년도 챔피언 KIA도 연쇄 부상의 늪에 빠졌다. 시즌 초에는 ‘수퍼스타’ 김도영과 핵심 불펜 곽도규가 이탈하더니 김도영이 돌아오자 주포 나성범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장기 이탈 중이다.
지난 9일에는 5선발 황동하가 원정 숙소 근처에서 우회전하는 차량에 치이는 교통사고로 6주 이상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여기에 지난 13일 외인 타자 위즈덤까지 허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는 등 상승세를 탈 만하면 핵심 선수가 계속 부상을 입는 악재로 순위 경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리그 3위로 상위권 경쟁에 진입한 롯데도 부상 탓에 상승세가 꺾일까 고민이다. 주전 유격수 전민재가 얼굴에 사구를 맞아 부상을 입고 장기 이탈한 데 이어 백업 유격수로 맹활약한 신예 이호준도 머리에 사구를 맞아 최근 주전 라인업에서 빠졌다.
당장 선발 자원이 부족한데 지난 3년간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온 외인 투수 반즈도 최근 8주짜리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결국 방출됐다. 이날 롯데는 “반즈를 대신해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 구단에서 뛰었던 알렉 감보아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각 구단은 트레이닝 팀을 중심으로 부상 예방에 집중하고 있지만, 경기 중 돌발적으로 벌어지는 부상까지 다 막을 순 없는 노릇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근래 팬들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선수들의 의욕도 강해져 적극적 플레이를 하다 부상을 당하는 일이 늘었다”며 “한화가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타는 것엔 핵심 주전 선수의 부상이 없는 영향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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