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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횡포는 고립 자초”…미국 때리며 브라질과 결속 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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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횡포는 고립 자초”…미국 때리며 브라질과 결속 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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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1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미·중 관세협상으로 양국 갈등 수위가 낮아지는 듯했지만, 중국은 미국 비판과 우호 세력 결속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90일간의 본 협상을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횡포는 고립을 자초한다”는 메시지를 내며 미국 반대 세력의 결속에 바쁘게 나섰다.



1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진핑 주석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전날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동반구와 서반구의 두 주요국으로 양국은 국제 경제·무역 질서를 수호하며, 일방주의·보호주의·괴롭힘에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일방주의·보호주의·괴롭힘은 미국의 관세·무역 정책을 가리킨다. 이 자리에서 룰라 대통령은 “과도한 관세 부과는 혼란만 초래할 뿐”이라며 미국 관세 정책에 반대하는 중국의 입장을 지지했다. 그는 지난달 초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을 두고 “세계 무역의 다자주의 원칙을 깨는 폭거”라며 강하게 비판했었다.



같은 날 시 주석은 ‘중국-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공동체(CELAC) 포럼’ 4차 장관급회의 개막식 기조연설에서도 “관세전쟁과 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없다. 괴롭힘은 고립을 자초할 것”이라며 미국을 비판했다.



중국이 반대 세력 결속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것은 1차 무역전쟁 때의 교훈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인 2018년 고율 관세를 주고받으며 무역전쟁을 벌이던 미·중은 전격 휴전을 결정했다가, 미국이 이탈하면서 갈등이 재점화했다. 언제든 미국이 협상장에서 이탈할 수 있기에 중국은 자국을 지지하면서, 미국 대체 시장이 될 수 있는 우호 세력을 더욱 두텁게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은 전날 중국-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공동체 포럼 회의에서 미국을 겨냥해 “힘이 정의라는 사고에 집착하는 강대국”을 비판하고 “관세를 무기로 다른 나라를 괴롭히는 나라에 맞서,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중국과 손을 맞잡자”고 촉구했다. 그는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장관급회의는 큰 성공을 거뒀다”며 “중국과 라틴아메리카가 합쳐진 ‘20억 인구’의 초대형 시장이 양쪽 모두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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