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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구단 역사상 가장 중요한 경기 중 하나를 앞두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이 단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팀의 주장 손흥민의 선발 출전 여부가 현지 언론의 주요 논점으로 부상했다.
특히 영국 공영방송 'BBC'는 13일(한국시간) "포스테코글루는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손흥민을 선발로 기용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통해 손흥민의 출전 여부를 단순한 감정적 선택이 아닌 냉철한 전략적 판단의 대상임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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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토트넘의 상징이자 팀의 정신적 지주로, 2015년 입단 이후 거의 10년 동안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해왔다.
그는 현재까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173골을 기록하며, 역대 구단 최다 득점자 순위에서도 상위권에 올라 있다. 특히 2022-2023시즌에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그에게 있어 여러모로 험난한 여정이었다.
손흥민은 시즌 초반부터 팀의 부진과 함께 경기력 저하에 시달렸다. 그의 커리어에 비해 한참 밑도는 성적으로 시즌 내내 비판을 받던 그는 지난 4월, 유로파리그 8강 1차전 직후 오른발등 부상을 당해 장기간 전열에서 이탈하며 최악의 마무리를 짓게 될 위기를 맞았다.
이후 약 한 달간 결장하며 리그 주요 경기들을 놓친 손흥민이지만, 그는 지난 11일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후반 교체로 복귀했다.
경기 감각은 분명히 떨어져 있었고, 토트넘은 0-2로 완패했다. 경기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은 신체적으로는 괜찮지만,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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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BBC'가 손흥민의 결승 선발 여부에 대해 다음과 같은 핵심 질문을 던진 것이다.
매체는 "감정과 상징성에 휘둘리지 않고, 감독은 실용주의에 입각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가?"라며 손흥민의 출전 여부가 단지 슈퍼스타의 기용 문제를 넘어, 과거 토트넘의 쓴 교훈과도 맞닿아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토트넘은 리버풀에 0-2로 패배했던 2018-20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해당 실수를 저지른 바 있다.
당시 토트넘의 주포이자 상징이었던 해리 케인은 발목 부상에서 막 회복된 상태였지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그를 선발로 출전시켰다.
케인은 정상적인 경기 감각을 회복하지 못한 채 결승이라는 가장 중요한 경기에 나섰고, 슈팅 단 1개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결국 토트넘은 경기 초반 페널티킥 실점 이후 리버풀에 0-2로 패했고, 클럽 역사상 첫번째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기회를 날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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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역시 이번 시즌 토트넘과 손흥민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기사에서는 "부상 복귀 후의 경기 감각 저하, 전술적 민첩성 부족, 그리고 최고 수준의 압박을 감내할 체력과 리듬을 되찾지 못했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손흥민이 완벽한 상태가 아니면 오히려 교체 카드로 활용하는 편이 전략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직 몸상태가 올라오지 않은 부상 복귀 선수를 선발로 기용하지 않고 후반 '조커'로 활용해 후반전 전술 변화를 극대화하는 사례는 현대 축구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매체는 손흥민에게도 이러한 접근을 할 필요가 있으며 "토트넘이 손흥민의 명성과 상징성보다도,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냉정한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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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이에 대해 암시적인 언급을 한 바 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결승전 출전 여부는 감정이 아니라 경기 준비 상태를 보고 결정할 것이다. 물론 손흥민이 결승전을 얼마나 절실히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역시 팀의 승리를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는 선수다"라면서 "우리는 선수 개인보다는 팀 전체의 힘으로 승리해야 한다. 결승전은 단 한 명의 스타 플레이어가 아닌 11명 모두의 조직력과 헌신으로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동시에 "결승전 같은 무대에선 단 한 순간, 단 한 명의 선수에 의해 흐름이 바뀔 수 있다"며 손흥민과 같은 빅매치 경험이 있는 선수의 중요성도 인정했지만 결국 손흥민의 선발 출전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에게 있어 이번 결승전은 단순한 우승 도전 그 이상이다. 토트넘 입단 이후 그는 수많은 개인상을 받았지만, 팀 커리어 측면에서 아직 메이저 우승은 없다.
2019년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21년 리그컵 준우승 등 수많은 아쉬움 끝에 도달한 이번 무대는 아마도 그의 커리어에서 마지막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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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은 22일, 스페인 빌바오에 위치한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다. 상대는 맨유로, 토트넘과 마찬가지로 이번 시즌 리그에서 고전해온 팀이다.
두 팀 모두에게 있어 유로파리그 우승은 단순한 컵대회 타이틀 획득 그 이상으로, 구단의 방향성과 감독의 신뢰도, 그리고 스타 선수들의 거취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이번 결승이 가지는 상징성과 압박은 양 팀 모두에게 그 어느 때보다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것이 선수의 컨디션과 경기력보다 우선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BBC'가 강조한 것이다.
기사 말미에서 BBC는 "감정은 위대한 스토리를 만든다. 하지만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팀은 감정보다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쪽"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도 "손흥민은 자신이 트로피를 들 자격이 있다는 것을 이미 지난 수년간 증명해왔다. 단지 그 방법이 선발 출전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로 나설지, 아니면 후반 승부처에서 조커로 투입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이제 그를 둘러싼 결정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신중한 판단에 달렸다.
사진=연합뉴스/BBC캡처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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