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석방한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 병사 에단 알렉산더가 탑승한 차량이 이스라엘 남부 레임의 군 기지에 도착하자, 미 뉴저지주 출신의 한 여성이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며 그를 환영하고 있다. 알렉산더는 뉴저지 출신으로,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던 마지막 미국인 생존자로 알려졌다. /AP=뉴시스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협상을 재개하는 날 가자 남부 병원을 공습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13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 무함마드 신와르를 겨냥해 이날 가자 남부 칸 유니스 유럽병원 지하에 있는 하마스 지휘통제 시설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16명이 숨지고 70명 넘게 다쳤다고 발표했다. 신와르가 사상자에 포함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암살 시도가 성공했는지 확인하는 중이다. 보안 소식통은 TOI에 "신와르가 땅굴 안에 있었다면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하마스 군사 조직을 이끌던 무함마드 신와르는 전 하마스 지도자인 야히아 신와르의 동생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형이 이스라엘군에 살해된 뒤 가자지구 지도자 자리를 넘겨받았다. 이스라엘 수배 명단에 올라가 있는 그는 2006년 이스라엘 군인 길라드 샬리트 납치 작전에 관여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무함마드 신와르가 최근 인질 석방 협상에서 완고한 입장을 보여왔다며 "휴전 협정에 도달하는 데 장애물"이라고 표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이날 중재국 카타르 도하에서 휴전 협상을 재개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인질 대응 특사 애덤 볼러는 이날 이스라엘 방문을 마치고 도하로 이동해 휴전 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다.
위트코프 특사는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가족들과 만나 "모두가 돌아올 때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겠다"고 협상 의지를 보였다.
이스라엘 대표단은 앞서 위트코프 특사가 제시한 휴전안을 바탕으로 40일 동안 교전 중단, 인도주의적 지원 재개, 생존 인질 중 절반 석방 등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은 지난 11일 위트코프와 하마스 간 간접 회담 후 미국계 이스라엘 인질인 에던 알렉산더가 12일 석방되면서 탄력을 받았다. 이스라엘은 알렉산더 석방 협상에는 참여하지 않았으나 그가 석방된 뒤 협상 재개를 위해 대표단을 도하에 파견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협상에 참여하면서도 가자지구를 향한 군사행동을 이어갈 전망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와의 평화 협상은 포화 속에서 진행될 것"이라며 "하마스가 추가로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가자지구 전체 장악을 위한 군의 공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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