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규제 느슨하고 인건비 저렴
TSMC·현대차 등 투자 줄이어
러스트벨트 기업은 관세 직격탄
TSMC·현대차 등 투자 줄이어
러스트벨트 기업은 관세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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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백악관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
미국 내 제조를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글로벌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주요 투자가 남부 지역에 집중돼 있는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 친(親)기업적인 주 정부 정책, 멕시코만과 대서양에 접한 물류·교통 인프라, 낮은 노조 조직률, 온화한 날씨 등이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텍사스·조지아·플로리다주(州) 등엔 빠른 속도로 인구가 유입되며 미국 경제 성장의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가 지난 대선 때 제조업 부활을 외치며 가장 공을 들인 러스트 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는 정작 ‘관세 전쟁’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만의 TSMC 웨이저자(魏哲家) 회장은 지난 3월 트럼프 앞에서 애리조나에 향후 4년간 최소 1000억달러(약 141조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지난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백악관에서 발표한 210억달러의 투자 금액 중 약 60억달러는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립에 쓰인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가동을 시작한 조지아 전기차 공장(HMGMA)의 생산 능력도 최근 연 100만대에서 120만대로 올리기로 했다. 도요타 역시 지난달 웨스트버지니아의 부품 공장에 88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미 정가에선 트럼프와 공화당의 주요 지지 기반이 남부에 집중돼 있어 기업들이 이를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대차가 제철소를 짓기로 한 루이지애나는 공화당 하원 1인자인 마이크 존슨 의장, 2인자인 스티븐 스컬리스 원내총무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기업 친화적인 정책뿐 아니라 노조 결성률이 낮은 분위기도 남부 지역의 인기 비결이다.
반면 트럼프가 제조업을 되돌려 놓겠다며 지지층 결집에 집중했던 러스트 벨트는 수혜는커녕, 피해를 보고 있다. 트럼프가 수입 자동차와 핵심 부품에 25% 관세를 매기기로 하면서 자동차 산업의 메카인 미시간에서는 기업들이 차량 가격을 올리는 한편, 비용 절감을 위한 구조 조정에 나서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최근 미시간·인디애나 등에서 노동자 900여 명을 일시 해고했다. 관세로 차량 가격이 급등하면 수요가 감소하면서 다른 자동차 공장들도 구조 조정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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