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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살리겠다던 임시·대체 공휴일 수출 실적만 깎아

조선일보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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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살리겠다던 임시·대체 공휴일 수출 실적만 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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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업일수 줄어 이달 수출액 -24%
6월·10월도 연휴 늘어 타격 클듯
올 들어 경기 활성화 등의 이유로 정부의 공휴일 지정이 늘고 있지만, 당초 목표했던 소비 진작은 일어나지 않고 수출에 악영향만 준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 설 연휴에 1월 27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고, 이달에는 5일 어린이날과 부처님오신날이 겹치면서 6일이 대체 공휴일로 자동 지정됐다.

공휴일이 늘면 제조업 같은 수출 업종의 조업 일수(실제로 일할 수 있는 날의 수)도 줄면서 우리나라 수출 실적에 악영향을 준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28억31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8%가 감소했다. 5월 초순 수출 감소에는 미국의 관세 부과 정책도 일부 영향을 끼쳤지만 5월 대체 공휴일 지정의 영향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6일이 대체 공휴일이 되면서 이 기간 조업 일수가 5.0일로 지난해(6.5일)보다 1.5일이 짧아졌다.

공휴일 지정으로 기대했던 내수 진작 효과도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올해 설 연휴에는 정부가 1월 27일 임시 공휴일로 지정해 1월 25~30일 엿새간의 황금 연휴를 만들었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내수 경기 진작과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해외 여행객들만 늘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월 내국인 출국자 수는 297만 5100명으로 전년 같은 달(277만 3600명) 대비 7.3%가 늘었다. 반면, 임시 공휴일이 포함된 1월 24~31일 국내 신용카드 사용액은 전주 대비 34% 감소하면서 국내 소비는 오히려 위축됐다.

한편 올해 남은 기간 동안 6월 3일 대선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됐고, 추가로 임시 공휴일을 지정할 가능성도 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10월 10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면 추석 연휴를 포함해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최장 열흘간의 연휴를 누릴 수 있다’는 말이 벌써 나온다.

공휴일에 조업 일수 감소는 어쩔 수 없다 해도 내수를 진작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일각에서 “공휴일 증가가 국내 소비 증진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단순히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국내 여행 바우처를 확대하는 등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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