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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저격총 밀반입’ 제보까지, 대선 후보 테러 철저히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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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저격총 밀반입’ 제보까지, 대선 후보 테러 철저히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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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6·3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출정식 및 첫 유세에서 방탄복 위에 선대위 점퍼를 입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6·3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출정식 및 첫 유세에서 방탄복 위에 선대위 점퍼를 입고 있다./연합뉴스


민주당 선대위 정책위 의장이 13일 이재명 후보 테러 관련 제보가 “당에 정말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사거리 2km에 달하는 저격용 괴물 소총이 밀반입됐다는 제보도 있다”고 했다. “그야말로 전문 킬러가 사용하는 장비”라며 “이런 시기에 밀반입될 이유가 없지 않은가”라고도 했다. 일반인 총기 소지가 금지된 우리나라에 저격총이 대선 기간 몰래 들어왔다는 제보가 사실이라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이 후보는 선거운동 첫날부터 방탄복을 입고 유세에 나섰다. 작년 초 흉기 피습을 겪은 데다 특수부대 전직 요원이 받은 ‘암살 명령’이 계속 유효하다는 등의 얘기가 잇따라 들어오기 때문일 것이다. 민주당은 테러 대응 TF를 구성하고 ‘후보 안전실’을 설치해 군·경 출신 현역 의원들을 배치했다. 후보 연설 때 방탄 유리 설치도 검토 중이다. 저격이 어렵도록 이 후보 주위에 풍선을 띄워 시야를 가리자는 아이디어까지 나왔다고 한다. 다른 후보와 경쟁하기보다 이 후보 신변 안전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지난 대선 때만 해도 민주당 대표가 서울 신촌에서 거리 유세를 하다가 70대 남성이 휘두른 망치에 머리를 다쳤다. 2006년 지방선거에선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서울 유세장에서 50대 남성의 커터 칼 공격으로 얼굴이 11cm 찢어지는 큰 부상을 입었다. 2007년 대선 때는 이명박·이회창 후보가 달걀 공격을 받았다. 유권자와 가까이 접촉해야 하는 대선 후보 특성상 폭력·테러를 당하기 쉽다.

지금 우리 정치권은 여야 가릴 것 없이 진영과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적으로 규정한다. 청산 대상으로 삼는 것도 일상화했다. 거짓 뉴스까지 만들어 상대를 악마화하곤 한다. 이런 갈등에 일부 정치 유튜버가 기름을 부어 혐오와 저주를 키운다. ‘테러·암살’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는 토양이다. 현행 선거법상 지금 대선 후보에게 신변 이상이 생기면 소속 정당은 후보 없이 선거를 치러야 한다. 3·4대 대선 때 그런 일이 실제 있었다.

경찰은 이 후보 관련 테러·암살 신고를 7건 접수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저격총 반입’ 제보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접수된 것이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저격총 관련 구체적 정황을 서둘러 신고하고 경찰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유력 후보에 대한 테러 기도는 나라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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