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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돈 아끼기가 눈물겹다.
맨유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악의 순위와 마주했다. 승점 39점으로 16위다. 17위 토트넘 홋스퍼(38점)와는 1점 차에 불과하다. 강등권인 18위 입스위치(22점)가 한참 떨어져 있어서 그렇지, 아니었다면 챔피언십에 갈 수도 있는 위기감에 내몰릴 수 있었다.
이는 토트넘도 같다. 다만, 상대적인 차이는 있다. 맨유는 시즌 중 에릭 텐 하흐 전 감독을 경질하고 포르투갈 명문 스포르팅CP에서 후벵 아모림 감독을 영입했다. 토트넘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 전략의 고집이 꺾이지 않았고 주전 절반 이상이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이나 무릎, 발목 등에 부상을 당했다.
엉망의 리그를 보내는 상황에서 양팀은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 결승에서 만났다. 오는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단판 승부로 겨룬다.
우승하면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이 주어진다. 팀의 규모를 달리할 수 있는 대전환점이라는 점에서 양팀 모두 우승에 대한 의지가 크다.
다만, 온도차는 있다. 맨유는 2012-13 시즌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의 은퇴와 함께 리그 우승이 마지막이지만, FA컵은 2015-16, 2023-24 시즌에 정상에 올랐고 리그컵(카라바오컵)도 2016-17, 2022-23 시즌, UEL도 2016-17 시즌에 우승했다.
반면, 토트넘은 2007-08 시즌 리그컵 우승이 가장 최근 정상을 밟은 흔적이다. 2018-19 UCL 결승에 올랐지만, 리버풀에 0-2로 밀려 준우승했다. 이번 UEL을 대하는 태도가 간절할 수밖에 없다. 우승 상금이 8,500만 파운드(약 1,598억 원)로 중급 선수 3명은 영입하고도 남을 돈이다.
양팀의 UEL 준비는 다르다. 토트넘은 12일 일찌감치 토트넘 트레이닝 필드에서 결승전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손흥민 등 모든 선수가 각오를 밝혔다. 우승을 해내겠다는 의지다. 임직원들을 위한 입장권 지원도 약속했다.
맨유는 다르다. 이미 시즌 시작 전 250명을 해고한 바 있다. 시즌 종료 후에는 200명 추가 감원 예고도 있다. 구단 식당에서 식사도 유료로 제공하고 선수들에게 제공됐던 가족용 티켓도 사실상 사라졌다. 짐 렛클리프 구단주가 아낄 수 있는 것은 다 아끼라는 지시가 떨어진 이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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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맨유가 우승한다면 익숙하게 볼 수 있는 버스 행진 등은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리그컵을 우승하며 55년 만에 무관 탈출에 성공한 뉴캐슬이 도심을 이동하는 성대한 우승 버스 행진을 벌인 바 있다. 리그 우승을 확정한 리버풀도 최종전 다음날인 26일 리그 우승 버스 행진을 벌인다. 토트넘도 우승한다면 브라이턴과의 최종전 전에 버스 행진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종합지 '타임스'는 '맨유의 일정으로 인해 맨체스터 시내를 가로지르는 버스 행진은 불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맨유는 토트넘과 결승전을 한 뒤 25일 애스턴 빌라와 리그 최종전을 치르고 곧바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김상식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 지휘하는 동남아 올스타와 28일 경기 후 30일 홍콩에서 친선경기를 치른다. 이 역시 돈을 벌기 위한 이동이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정이라 맨유는 우승한다면 캐링턴 훈련장에서 바베큐 파티를 할 것이라고 한다. 선수끼리 즐기는 것이 최선이라는 뜻이다. 직원들이 함께 먹을 수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결승전 티켓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 맨체스터 시내의 영화관을 대관해 경기 생중계 파티로 대신한다고 한다. 직원에게는 음료 두 잔이 무료로 제공되고 초청자들에게는 입장권을 받는다고 한다.
갈수록 초라함을 대놓고 드러내는 맨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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