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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전설’ 최정,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500홈런 대기록

조선일보 문학=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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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전설’ 최정,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500홈런 대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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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외인 선발 라일리 상대로 극적인 동점 투런 홈런으로 대기록 작성
프로야구 SSG의 ‘살아있는 전설’ 최정(38)이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 사상 처음으로 개인 통산 500호 홈런을 터트리며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또 다른 획을 그었다. 2005년 5월 7일 LG전에서 프로야구에 첫발을 내디딘 뒤 5월 21일 현대와의 경기에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터트린 이후 20년간 꾸준히 활약해 거둔 대기록이다.

SSG 최정이 1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NC 외인 투수 라일리를 상대로 개인 통산 500호 홈런을 때려냈다./SSG

SSG 최정이 1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NC 외인 투수 라일리를 상대로 개인 통산 500호 홈런을 때려냈다./SSG


최정은 13일 인천 문학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와의 홈경기에서 개인 통산 2303번째 경기에서 6회말 개인 통산 500호 홈런을 터트렸다.

홈런은 극적인 순간에 나왔다. 이날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최정은 팀이 0-2로 지고 있던 6회말 2사 1루에 돌아온 세 번째 타석에서 3볼2스트라이크 풀카운트 승부 끝에 NC 외인 선발 라일리가 던진 6구 135㎞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개인 통산 500호 홈런을 달성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이날 NC 선발 라일리는 150km가 넘는 강속구에 낙차 큰 변화구를 곁들여 5회까지 안타 단 1개만 내주며 10탈삼진을 기록하는 호투를 펼치고 있었다. SSG 타선은 라일리를 공략하지 못해 애를 먹었지만 최정이 기어코 극적인 순간에 동점 홈런으로 여전히 SSG의 중심 타자임을 입증했다.

올 시즌 무난히 500호 홈런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통산 495홈런을 기록한 최정은 2025시즌 개막을 앞두고 부상에 발목 잡혔다. 3월 17일 KIA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수비 훈련을 하다가 오른쪽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꼈고, 부분 손상 진단을 받아 3월 22일 정규 시즌 개막을 1군에서 맞이하지 못했다.

부상으로 뒤늦게 시즌을 시작하며 실전 적응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기우였다. 최정은 시즌 첫 경기이자 부상 복귀전이던 지난 2일 잠실 LG전에서 첫 타석부터 2점 홈런을 날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후 4일 LG전, 5일 롯데전에 이어 전날 KIA전 9회말 KIA 마무리 정해영을 상대로 통산 499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기록에 단 1개만을 남겨뒀었다.


경기 후 이숭용 SSG 감독은 “역시 최정은 최정이다. 감독이지만 같은 팀이라는 게 영광”이라며 “값진 승리까지 따낸 덕분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될 것 같다. 최정의 홈런으로 분위기를 전환해 그 기세로 오늘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고 했다.

최정의 500호 홈런에 상대팀 NC 감독이자 최정과 오랜 기간 야구계 동료로 지낸 이호준 NC 감독도 찬사를 보냈다. 이 감독은 “최정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저랑 꼬마 때부터 같이 야구를 했는데 이렇게 훌륭한 대형 홈런 타자가 될 거라고 생각 못했다”며 “김성근 감독님 밑에서도 자신만의 폼을 만들어 여기까지 왔다. 최정은 배트도 자기가 만든 폼에 최적화된 배트를 쓴다고 알고 있다. 아무나 소화할 수 없는 배트다. 우리 선수들에게도 자신이 직접 만든 타격 폼으로 가야 코치가 바뀌거나 슬럼프가 와도 금방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해준다”며 최정의 대기록을 치켜세웠다.

SSG 최정이 13일 개인 통산 500호 홈런을 터트린 뒤 기념 상패 앞에서 기념 촬여을 하고 있다./SSG 제공

SSG 최정이 13일 개인 통산 500호 홈런을 터트린 뒤 기념 상패 앞에서 기념 촬여을 하고 있다./SSG 제공


13일 SSG가 최정이 친 개인 통산 500호 홈런볼을 습득한 관중에게 기증받아 공개한 최정 500호 홈런공./배준용 기자

13일 SSG가 최정이 친 개인 통산 500호 홈런볼을 습득한 관중에게 기증받아 공개한 최정 500호 홈런공./배준용 기자


2005년 SK 와이번스(현 SSG)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최정은 데뷔 이래 한 팀에서만 20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원클럽맨이다. 그는 현재 19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시즌 홈런왕 3회(2016·2017·2021), 포스트시즌 통산 13홈런에 5차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경험한 ‘살아있는 역사’다.


KBO 역사에 불세출의 홈런 타자로 자리 잡은 최정은 지난해에도 이미 대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작년 4월 24일 롯데전에서 시즌 10호이자 통산 468호 홈런을 쳐내며 ‘국민 타자’ 이승엽 현 두산 감독(467개)의 통산 홈런 기록을 넘어섰다.

지난 시즌에도 129경기에 출장해 홈런 37개(리그 3위)를 때려내며 팀의 중심 타자 역할을 했던 최정은 올 시즌 전 SSG와 4년간 총 110억원 전액 보장 FA 계약을 체결하며 세 번의 FA 계약으로 총액 302억원을 받아 KBO 역대 다년 계약 총액을 경신하기도 했다.

어느덧 38살이지만 최정은 올해도 10경기에서 벌써 5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있어 “현역 내 600홈런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KBO 역대 최다 홈런 최정의 뒤는 박병호(삼성·412개), 최형우(KIA·401개) 등이 잇고 있지만 최정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500홈런 달성으로 최정은 KBO리그 ‘기록의 사나이’임을 또 한 번 입증했다. 최정은 이날 현재 KBO 통산 개인 통산 홈런 1위뿐만 아니라 통산 득점 1위(1468득점), 사상 첫 1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통산 타점 2위(1571타점) 등에 올라있다. 현재 페이스라면 올 시즌 사상 최초 20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5개), 10년 연속 20홈런(-15개), 사상 첫 1500득점(-32점) 달성도 유력하다.

SSG는 최정의 500호 홈런공을 습득한 관중이 구단에 공을 기증할 경우 2026시즌 SSG 라이브존 시즌 티켓 2매, 스카이박스 초대권 1회, 최정 사인 배트, 500홈런 기념 유니폼 등 1700만원 상당의 선물을 제공할 예정이다.

[문학=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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