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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파리그 결승 출전→우승 올인 손흥민, 2019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의 케인과는 분명히 다르다

스포티비뉴스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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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파리그 결승 출전→우승 올인 손흥민, 2019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의 케인과는 분명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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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이러나저러나 믿을 구석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최선인 것 같다.

2018-19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 올라갔던 토트넘 홋스퍼는 리버풀에 0-2로 패하며 우승 기회를 놓쳤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경기에서 전반 시작 2분 만에 무사 시소코의 핸드볼 파울로 허무하게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키커로 나선 모하메드 살라가 골망을 흔들며 선제골을 내줬고 후반 43분 디보크 오리기에게 실점하며 한 골도 넣지 못하고 무너졌다.

당시 토트넘의 패인 중 하나로 부상으로 4강까지 출전하지 못했던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을 무리하게 배치했다는 분석이 있었다. 하지만, 케인은 영국 축구를 대표하는 성역이었다. 무관을 한 것에만 화제가 집중됐을 뿐, 경기력에 대한 비판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손흥민이 중요한 기회에서 알리송 골키퍼의 선방에 막힌 것이 아쉬웠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킬러의 침묵은 너무나 안타까웠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함께 뛴 델레 알리(꼬모), 크리스티안 에릭센(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소위 'DESK 라인'이 사디오 마네(알 나스르)-호베르투 피르미누(알 아흘리)-모하메드 살라(리버풀)로 이어진 '마누라 라인'과 비교해 떨어질 것이 없었지만, 승부는 냉혹하게 갈렸다.

혹독한 준우승을 경험한 손흥민은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자신에 대한 책망과 분함이 섞였다. 기뻐하는 리버풀의 살라는 손흥민을 위로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6년이 흐른 시점에 손흥민에게 다시 우승 기회가 찾아왔다. 오는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으로 만난다. 이기면 다음 시즌 UCL 출전권이 주어지는 운명의 승부다. 리그 16위 맨유와 17위 토트넘이 UEL 정상에서 만나는 희안한 그림이 그러졌다. 누군가는 빈손으로 또 처절한 실패 앞에 놓이게 된다.


UCL 준우승 명단 중 현재 팀에 남아 있는 자원은 손흥민과 벤치에 대기했지만, 끝내 기회를 얻지 못했던 절친 벤 데이비스가 유이하다. 이번에도 손흥민은 선발 출전 가능성이 유력하고 데이비스는 데스티니 우도기(또는 제드 스펜스)-크리스티안 로메로-미키 판 더 펜-페드로 포로로 이어진 수비진으로 인해 벤치에서 앉아 경기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는 후회하지 않을 장면을 만들기 위해서는 몸 상태가 최상으로 올라와야 한다.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리그 36라운드 후반 13분 포로와 교체되며 들어와 8경기 만에 그라운드를 밟은 손흥민이다. 발 부상으로 애를 먹었고 치료와 회복을 통해 겨우 힘을 냈다.

경기 일정이 17일로 당겨진 애스턴 빌라와의 37라운드에서 어떻게 뛰느냐에 따라 결승전 선발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의 이례적인 배려로 이틀이나 일정을 당겼으니 충분히 뛸 시간을 얻은 토트넘과 손흥민이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도 손흥민의 마음을 모르지 않는다. 그는 12일 영국 공영방송 '비비시(BBC)'를 통해 "결승전에는 늘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상황과 선수가 있다"라며 경험이 있는 에이스 손흥민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결승전에는 항상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순간과 선수가 있다”며 손흥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손흥민이 복귀를 위해 의무진과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지난 경기(=팰리스전=) 출전이 심리적으로도 큰 도움이 됐다"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결국은 결승전까지 신체 리듬과 경기 감각을 어떻게 만들고 끌어 올리느냐에 달렸다. 제임스 매디슨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팰리스전에서 부상으로 빠진 데얀 클루세프스키의 회복 여부가 관건이다. 스트라이커 도미닉 솔랑케와 측면 공격수 브레넌 존슨 등과 함께 손흥민이 맨유의 수비를 집요하게 공략해야 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에게 빌라전에서 출전 기회를 줄 것이다. 결승전까지는 8~9일 정도의 시간이 남았기에 손흥민의 컨디션을 올릴 수 있다"라며 최상의 상태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토트넘 일부 팬들은 과거 리버풀전에서 케인의 사례를 들며 손흥민이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교체로 나서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케인은 에버턴과의 리그 최종전을 거르고 바로 결승에 나섰다. 공백 기간만 두 달여가 됐던 케인과 한 달 만에 복귀해 실전까지 치른 손흥민과는 분명 다르다.

이를 알고 있는 포스테코글루도 "결국 중요한 것은 손흥민이 경기에 뛸 준비가 됐느냐다. (선발 출전) 결정은 그 이후 내릴 것이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팀 전체의 모습을 고려하겠다"라며 냉정하게 판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07-08 시즌 리그컵 이후 우승이 없는 토트넘과 2015년에 합류한 손흥민 모두 무관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반대로 맨유는 전임 에릭 텐 하흐 감독 체제에서 리그컵, FA컵 등을 꾸준히 수확한 사례가 있다. 얼마나 간절한가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득점왕, 푸스카스상 등 많은 것을 보여줬던 손흥민이다. 포스테코글루도 이타적인 손흥민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할 수 있는 대부분을 해냈고 마지막 조각인 우승컵이 구단과 스스로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 이 부분이 결승전 준비 과정에 그에게 상당한 원동력이 될 것이다"라며 뜨거운 열망과 냉정한 경기 자세로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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