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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노동자당, 47년 만에 해체 선언…튀르키예와 공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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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노동자당, 47년 만에 해체 선언…튀르키예와 공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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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11일 벨기에 브뤼셀 유럽 의회 부근 벨기에 쿠르디스탄 공동체가 주도한 시위에서 쿠르드족 시위대가 창립자이자 수장인 압둘라 외잘란의 사진이 그려진 깃발을 흔들고 있다. 브뤼셀/EPA 연합뉴스

2024년 12월11일 벨기에 브뤼셀 유럽 의회 부근 벨기에 쿠르디스탄 공동체가 주도한 시위에서 쿠르드족 시위대가 창립자이자 수장인 압둘라 외잘란의 사진이 그려진 깃발을 흔들고 있다. 브뤼셀/EPA 연합뉴스


튀르키예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이 설립 47년 만에 조직을 해체하고 무장 투쟁을 끝내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창립자 압둘라 외잘란(76)이 옥중에서 해산 지시를 한 지 석 달 만이다.



12일(현지시각) 영국 비비시(BBC) 등은 쿠르드노동자당이 “역사적 사명을 완수했다”며 “무장 투쟁 방식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쿠르드족 문제는 이제 “민주적 장치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쿠르드족은 세계 최대의 국가 없는 민족으로 유명하며, 시리아·이라크·튀르키예 등에 흩어져 산다. 총 인구는 3천만~4천만명 가량으로 추정되며 이 중 절반가량이 튀르키예 동남부 지역에 거주한다. 튀르키예 전체 인구 중 20%를 차지하며 독자적 언어가 있다. 쿠르드족 자치 지역이나 독립국가를 설립하기 위한 분리주의 운동은 쿠르드노동자당과 같은 무장 단체 등을 통해 약 1세기 동안 계속돼왔다. 그 과정에서 수만명이 사망했다.



쿠르드노동자당의 해산 결정은 지난 2월 ‘창립자’인 외잘란이 튀르키예 감옥에서 내린 지령에서 출발한다. 그는 튀르키예 야당이자 쿠르드계 정당인 인민평등민주당(DEM)을 통해 성명을 발표하며 “무기를 내려놓고 해체할 것”을 촉구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쿠르드노동자당의 발표를 환영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오랜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향한 또다른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르드노동자당의 해산에 대해 “테러없는 튀르키예라는 목표를 향해 확고한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강조하며 해산 과정을 튀르키예 정부 감시 아래 외잘란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해산 선언이 이라크 북부, 시리아, 유럽 포함한 모든 지부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르드족노동자당 계열 반군인 시리아 북동부 지역 시리아민주군(SDF)은 외잘란의 해산 명령이 자신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아사드 시바니 시리아 외무장관도 “이번 해산 결정이 지역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반겼다.



쿠르드노동자당의 해산이 평화를 가져올 것인지는 여전히 불명확하다. 이스탄불 소재 ‘에담’ 싱크탱크 시안 울겐 이사는 에이피(AP) 통신에 이번 해산 배경에 대해,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 기반 다지기와 시리아의 정권 교체, 이란의 세력 약화 등으로 쿠르드노동자당의 입지가 과거보다 취약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울겐 이사는 “세계적으로 이런 갈등의 경우 한쪽으로는 목표를 지키지만, 더 급진적인 쪽으로는 싸움을 계속한다. 분열의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짚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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