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파키스탄서 선보인 中 전투기 위력… 대만 “용의 발톱 드러냈다” 공포

조선일보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원문보기

파키스탄서 선보인 中 전투기 위력… 대만 “용의 발톱 드러냈다” 공포

서울 / 22.3 °
파키스탄군이 지난 7일 인도군과 벌인 공중 교전에서 중국산 전투기 J-10C로 인도군의 라팔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과거 중국 공군이 공개한 J-10C.

파키스탄군이 지난 7일 인도군과 벌인 공중 교전에서 중국산 전투기 J-10C로 인도군의 라팔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과거 중국 공군이 공개한 J-10C.


파키스탄 공군이 지난 7일 중국산 전투기 J-10C를 투입해 인도군의 프랑스산 최신 전투기 라팔 전투기 3대를 격추한 것으로 알려지자 대만에서 경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인도·파키스탄 교전에서 중국산 무기의 실전 성능이 입증되면서 대만에서 ‘사나운 용이 날카로운 발톱을 처음 드러냈다(猛龍首露利爪)‘는 평가가 나오며 공포가 퍼지고 있는 것이다.

10일 대만 중국시보에 따르면, 대만 여당 민진당의 천관팅 입법위원(의원 격)은 전날 “파키스탄이 중국의 미사일, 방공체계, 지휘망, 전투기를 연계해 라팔을 격추한 것은 대만 안보에 중대한 시사점을 준다”면서 “우리도 이 교전을 분석해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샤오황 대만 국방안보연구원(INDSR)의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조기경보기 KJ-500, 지상레이더, 통신망을 총동원하여 J-10C가 레이더를 켜지 않고도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도록 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표적을 탐지하는 장비와 공격을 수행하는 무기를 분리하는 방식으로, 전투기가 적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면서도 선제 타격 능력은 극대화했다는 의미다.

J-10C 전투기는 중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로, 2003년부터 운용해 온 J-10 단발 다목적 전투기의 최신 개량형이다.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투기의 눈에 해당하는 AESA(위상 배열) 레이더를 갖췄다. 제조사인 중국 청두항공공업집단은 “J-10C는 최신 레이더와 고급 전자전 장비를 갖춘 4.5세대 전투기로 프랑스 라팔과 미국 F-16 블록 70 등과 성능이 비슷하다”고 홍보해왔다. 중국의 우방 파키스탄 공군은 36대의 J-10C를 보유 중이라고 중국 군사 전문 매체 쥔우커지(軍武科技)가 전했다.

중국산 방공 무기의 장점은 ‘단품 성능’보다 ‘네트워크 연동성’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모든 군사 장비는 통합 데이터 링크로 연계되어 있어 상황 인식 및 대응 속도가 빠르다. 실제로 파키스탄의 방공망은 대부분 중국산으로 이뤄져 ‘호환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중거리 방공에는 ‘홍치-16A’의 수출용인 ‘례잉-80’을 투입하고 있고, 단거리 방공에는 ‘홍치-7’의 수출용인 ‘FM-90’을 10개 이상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인도는 프랑스, 러시아, 이스라엘 등 여러 나라의 무기체계가 혼재되어 있고 유기적인 연동 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란닝 퇴역 대만 해군 부사령관은 “(인도가 투입한 프랑스의) 라팔 전투기처럼 성능이 아무리 뛰어난 무기라도 중국식 통합 타격체계가 구축한 ‘죽음의 고리’에는 당할 재간이 없다”면서 “대만도 당장 장비 구매에만 매달리지 말고 작전 시스템 구축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만 군사 전문가 스샤오웨이는 “대만군의 무기체계는 대부분 통합 네트워크와 연결되지 않았다”면서 “미국이 제공한 조기경보기조차 ‘협동 교전’ 기능을 갖추지 못한 것은 대만군이 공중전을 치를 때 치명적인 약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수즈윈 INDSR 연구원도 “대만에서 방공 시스템 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장거리 정밀타격과 전자교란에 대항하기 어렵다”면서 “조종사 훈련 방식도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

중국 당국은 의도적으로 J-10C 전투기의 프랑스 전투기 추격 사실을 언급하거나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대만 연합보는 지적했다. 리란닝은 “중국이 관련 사실을 선전에 이용하지 않는 모습이 오히려 두려움을 자아낸다”고 했다. 앞서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외교부 장관은 인도와의 무력 충돌 당일 의회에 출석해 “카슈미르 인근 접경 지역에서 우리 공군의 J-10C 전투기가 인도 공군 전투기 다섯 대를 격추했다”며 “이 중 세 대가 프랑스의 최신예 라팔 전투기”라고 주장했다. 다만 카슈미르 상공에서 인도와 파키스탄 공군의 교전 정황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고, 파키스탄 측의 전투기가 아닌 방공망 발사 미사일에 라팔이 격추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