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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의약품 가격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타르 왕실로부터 약 4억달러(약 5663억원)짜리 전용기를 받는 것을 골프의 ‘컨시드 퍼팅’에 비유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짧은 퍼팅을 실제로 하지 않고도 성공으로 인정받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오케이(OK) 퍼팅’으로도 불린다.
트럼프는 12일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카타르의 비행기 선물을 기꺼이 받겠다고 주장하며 “공짜로 비행기를 받은 것이다. 10억달러나 4억달러를 주겠다고 (카타르에) 제안할 수도 있었지만, 그 대신 ‘정말 감사하다’고 말하기로 했다”고 했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컨시드) 퍼팅을 받으면 고맙다고 말하고 공을 주워 다음 홀로 걸어가는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멍청하게도 직접 하겠다면서 퍼팅을 시도하다 놓치고 파트너를 화나게 만든다”고 했다. 트럼프는 “기억하라”며 “(컨시드) 퍼팅을 받으면 공을 주워서 다음 홀로 걸어가며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카타르의 선물을 거절하는 것은 “멍청한 일”이라며, 외국 정부로부터 고가의 선물을 받는 것이 공직 윤리에 어긋난다고 비판하는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을 가리켜 “세계 최상급 패배자들”이라고 쓰기도 했다. 트럼프는 “국방부가 40년 된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을 대체할 항공기를 무료로 받는 것은 매우 공개적이고 투명한 거래”라며 카타르로부터 받은 항공기를 에어포스원으로 사용한 뒤 퇴임 후 설립될 ‘트럼프 도서관’에 기증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은 항공기가 트럼프 도서관에 귀속될 경우 사실상 트럼프 개인에게 귀속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해 충돌과 사적 이익을 정당화하는 위험한 선례”라고 비판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외국 정부로부터 고급 전용기를 받는 것을 컨시드 퍼팅에 비유한 억지스러운 연결이지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행기뿐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다른 윤리적 문제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보여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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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박국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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