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10일 수출 현황/그래픽=이지혜 |
5월 초순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넘게 급감했다. 5월 초 '황금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와 미국 관세정책 영향으로 분석된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2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8% 감소했다. 코로나19(COVID-19) 봉쇄로 월 초순(1~10일) 수출이 급락했던 2020년 10월(-29%) 이후 4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수출 감소폭이다.
5월 초순 수출 급감은 황금연휴 영향이 컸다. 근로자의 날부터 석가탄신일 대체공휴일까지 이어진 황금연휴로 1년 전보다 조업일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5월 1~10일 중 조업일수는 5일로 1년 전(6.5일)보다 1.5일 적었다.
다만 조업일수 영향을 빼고 보더라도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 흐름을 보였다. 5월 1~10일 일평균 수출액은 25억7000만달러로 1년 전(25억9000만달러)보다 1% 감소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 영향이 본격화하며 수출이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1~10일 대미 수출액은 19억92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0.1% 급감했다.
미국은 중국을 제외한 주요국에 적용키로 한 상호관세(한국 25%)를 90일 유예했지만 10% 보편관세와 철강·자동차(25%) 등 일부 품목별 관세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사실상 0%에 가까운 기존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특혜관세가 무력화하면서 수출에 비상등이 들어온 것이다.
실제 미국이 관세를 부과한 품목 중심으로 수출이 대부분 감소했다.
이달 1~10일 승용차 수출액은 11억22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3.2% 쪼그라들었다. 철강 제품과 자동차부품 수출액도 같은 기간 각각 41.2%, 42.6% 급감한 7억6300만달러, 3억5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밖에 △석유제품(-36.2%) △선박(-8.7%) △무선통신기기(-23.0%) △컴퓨터주변기기(-34.6%) 등의 수출이 줄었다.
주요 10대 수출 품목 중 반도체만 유일하게 전년보다 14.0% 증가한 34억1900만달러 수출을 기록했다.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에서 일단 빠진 반도체는 향후 품목별 관세가 매겨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으로의 수출도 감소했다. △중국(-20.1%) △베트남(-14.5%) △유럽연합(-38.1%) △일본(-30%) △홍콩(-29.7%) △인도(-27%) △싱가포르(-38.8%)로 향하는 수출이 1년 전보다 줄었다.
이달 1~10일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9% 감소한 146억달러다.
품목별 수입은 △반도체 제조장비(+10.6%) △승용차(+22.1%) 등에서 증가했다. △원유(-6.1%) △반도체(-8.2%) 등 수입은 감소했다.
국가별 수입은 △베트남(+14.5%) △러시아(+22%)에서 늘었다. 반면 △중국(-16.8%) △미국(-20%) △유럽연합(-21.1%) △일본(-19%) △대만(-12.7%) 등으로부터의 수입은 줄었다.
수입액이 수출액을 웃돌면서 이달 1~10일 무역수지는 17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 추세가 계속되면 지난 2월부터 3개월 연속 이어오던 무역수지 흑자 흐름이 이달 깨질 수도 있다.
다만 보통 월말로 갈수록 수출이 늘어나는 경향을 띄기 때문에 월간 기준 무역수지는 남은 20일 간 수출입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단 분석이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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