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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파’ 부활할까···총선까지 이어지는 신·구 대통령 권력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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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파’ 부활할까···총선까지 이어지는 신·구 대통령 권력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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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두테르테 필리핀 부통령이 지난 2월7일(현지시간) 마닐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사라 두테르테 필리핀 부통령이 지난 2월7일(현지시간) 마닐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임 대통령 세력 간 알력 다툼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필리핀이 12일(현지시간) 총선과 지방선거를 치렀다.

필리핀은 이날 상원의원 절반인 12명과 하원의원 전체 317명, 전국 18개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의원 등 총 1만8280명의 공무원을 뽑는 선거를 실시했다. 이날 오후 7시 투표는 공식 종료됐지만, 투표소를 찾는 유권자들의 줄이 늘어서면서 개표 작업이 길어졌다. 영국 BBC는 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 측이 투표 절차 시작 지연으로 개표가 연기되는 지역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집권 필리핀연방당(PFP)과 라카스, 국민통일당(NUP), 민족주의인민연합(NPC), 국민당 등 보수 정당 연합인 ‘새로운 필리핀을 위한 동맹’과 두테르테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이 맞서고 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소속된 필리핀민주당(PDP라반)은 ‘민주적 개혁을 위한 당’ 및 ‘대혈맹 연방주의당’과 손을 잡았다. AFP통신은 여론조사 상위 12명의 상원의원 후보 중 4명은 두테르테, 7명은 마르코스 가문 지지자라고 전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반인도적 살상을 저지른 혐의로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형사재판소(ICC) 구치소에 갇혀있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정치적 입지가 정해진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딸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 파면 여부도 이번 총선에 달렸다. 하원은 지난 2월 마르코스 대통령 암살 모의, 사무실 자금 사용 비리 등을 이유로 사라 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선거 이후 구성되는 상원의 3분의 2인 16명이 탄핵안에 찬성하면 사라 부통령은 파면된다.

두테르테 부통령이 탄핵을 면하려면 9명의 반대표를 확보해야 한다. 올해 임기를 유지하는 상원의원 중에선 4명이 그를 지지하고 있다.


ICC 재판을 받고 있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 역시 이번 선거에서 고향 다바오시 시장 후보로 출마했다. 그의 아들 세바스티안 두테르테는 부시장직 러닝메이트로 나섰다. 지난달 9일부터 16일간 진행된 민다나오대 설문조사에 따르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71.35%로, 2위 후보인 카를로 알렉시 노그랄레스(5.73%)를 압도적으로 앞섰다. 현행법상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시장을 할 수 있지만, 실무는 아들 세바스티안이 할 것으로 예상된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마닐라 만달루용에서 열린 총선 선거운동 중에 유세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마닐라 만달루용에서 열린 총선 선거운동 중에 유세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를 기반으로 몸집을 키워온 두테르테 전 대통령과 북부 마닐라를 중심으로 세력을 잡은 마르코스 대통령은 2022년 대선 당시 동맹을 맺었다. 그 결과 마르코스가 대통령으로 당선됐고, 딸 사라가 부통령 겸 교육장관직에 앉았다. 그러나 대통령과 부통령 사이가 틀어지고 양 가문도 갈라섰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난 3월 경찰력을 동원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수배 중인 두테르테 전 대통령을 ICC에 넘겼다.

이번 선거 운동 기간에는 무력 충돌도 일어났다. 필리핀 경찰은 시의회 후보, 투표 관리자, 이장 등 최소 16명이 이번 선거 때문에 사망했다고 밝혔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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