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층 암울해진 경기진단…하방 압력→둔화
건설업 부진에 통상 압력 따른 수출도 둔화
한국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 거둬질 기미가 안 보인다. 내수는 건설업 부진 탓에 회복에 제동이 걸렸고, 수출 또한 미국 관세 인상에 따른 통상 여건 악화로 둔화되는 양상이다. 반도체 중심의 제조업을 제외하면 생산, 소비, 투자 등 경기 전반의 전망이 비관적인 상황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발표한 '5월 경제동향'에서 "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 부진이 내수 회복을 제약하는 상황에서 통상 여건마저 악화하면서 의존도가 높은 수출까지 둔화하는 흐름이라는 것이 KDI의 판단이다. 그간 KDI는 경기 진단에서 '경기 하방 위험' 또는 '경기 하방압력 확대' 등의 표현을 써왔는데, 이번에는 한층 비관적 표현인 '경기 둔화'를 적시했다.
3월 전 산업 생산은 1.3% 증가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광공업생산이 전년 동월보다 5.3% 상승하며 성장을 견인했으나, 건설업생산은 같은 기간 마이너스(-) 14.7%를 기록하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서비스업생산도 1년 전 대비 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건설업 부진에 통상 압력 따른 수출도 둔화
지난달 20일 서울 명동거리 한 건물에 임대 문의 현수막이 게시된 모습. 연합뉴스 |
한국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 거둬질 기미가 안 보인다. 내수는 건설업 부진 탓에 회복에 제동이 걸렸고, 수출 또한 미국 관세 인상에 따른 통상 여건 악화로 둔화되는 양상이다. 반도체 중심의 제조업을 제외하면 생산, 소비, 투자 등 경기 전반의 전망이 비관적인 상황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발표한 '5월 경제동향'에서 "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 부진이 내수 회복을 제약하는 상황에서 통상 여건마저 악화하면서 의존도가 높은 수출까지 둔화하는 흐름이라는 것이 KDI의 판단이다. 그간 KDI는 경기 진단에서 '경기 하방 위험' 또는 '경기 하방압력 확대' 등의 표현을 써왔는데, 이번에는 한층 비관적 표현인 '경기 둔화'를 적시했다.
3월 전 산업 생산은 1.3% 증가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광공업생산이 전년 동월보다 5.3% 상승하며 성장을 견인했으나, 건설업생산은 같은 기간 마이너스(-) 14.7%를 기록하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서비스업생산도 1년 전 대비 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수출은 악화일로다. 지난달 일평균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0.6%를 기록하는 등 전월(5.3%) 대비 대폭 쪼그라들었다. 특히 대미 수출은 같은 기간 -10.6%를 기록하며 미국 정부 관세정책의 직격탄을 맞았다. 자동차(-20.7%)와 철강(-11.6%) 등 관세 부과 대상 품목에서 낙폭이 두드러졌다.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전향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못할 경우 반도체도 안심하지 못한다는 게 중론이다.
소비 회복도 미뤄지고 있다. 3월 상품소비는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덕분에 1.5% 증가한 반면, 서비스소비는 내수와 밀접한 숙박·서비스업(-3.7%), 교육서비스업(-1.3%) 등을 중심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3.8로 전월(93.4)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기준치(100)를 하회하고 있다.
수출 감소가 현실화하고 내수 부진도 장기화하면서 투자도 위축되고 있다. 3월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투자 덕에 전년 동월비 14.1% 증가했으나, 설비투자전망지수는 90으로 장기평균(95)을 하회하는 중이다.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여전히 위축된 상태라는 뜻이다. 특히 건설기성은 주거용·비주거용 건축과 토목 모두에서 큰 폭으로 감소해 3월에도 -14.7%를 기록했다. 1분기 건설투자는 1년 전보다 12.2%가 고꾸라졌다.
고용시장도 암울하긴 마찬가지다. 3월 취업자 수는 기저효과와 서비스업 고용 증가로 전년 동월비 19만3,000명이 늘었다. 그러나 건설업(-18만5,000명)과 제조업(-11만2,000명)에서는 감소했고, 실업률(2.9%) 또한 청년층을 중심으로 상승하며 전월 대비 0.2%포인트 올랐다. 4월 소비자물가는 전월과 같은 2.1% 상승했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환율 상승과 보험료 인상 등 정책 요인이 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KDI는 "통상 여건 악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로 향후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세종=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