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에 붙잡혀 인질이 된 에단 알렉산더의 사진을 가리키는 조모 바르다 벤 베어럭/로이터=뉴스1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살아있는 마지막 미국인 인질을 곧 석방한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의 정전 협정 타결, 국경 관문 봉쇄 해제, 인도적 구호품의 가자 반입을 위해서 미국 이중국적자인 이스라엘 군인 에단 알렉산더를 석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고위 관리이자 인질 협상팀 대표인 칼릴 알-하이야는 이날 발표문에서 하마스가 최근 여러 날 동안 미국 정부와 접촉해왔으며 인질 관련 중재 노력에 관해 "대단히 긍정적 태도"를 보여왔다고 밝혔다. 그는 하마스가 전쟁을 끝내고 포로와 인질 교환을 위한 치열한 협상을 즉시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고위 관리인 수하일 알-힌디는 신화통신에 이번 인질 석방이 48시간 이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알렉산더가 오는 13일 석방될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알렉산더(21)는 현재 가자지구에 남아있는 마지막 미국인 인질 생존자로 알려졌다. 이스라엘-미국 국적으로 뉴저지에서 자란 그는 2023년 10월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가자 전쟁을 시작한 날 부대에서 납치됐다.
이번 석방은 하마스와 미국이 이스라엘을 참여시키지 않고 직접 협상으로 인질을 석방하는 첫 사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는 AP에 보낸 메시지에서 이번 석방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마스의 선의의 제스처라고 밝혔다. 그는 알렉산더 석방 전인 12일 직접 현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미국이 하마스의 알렉산더 석방 의사를 알려왔다"고 밝혔다. 그는 "(하마스가) 아무런 조건이나 보상 요구도 없었다"고 전하며 이런 태도는 정전 협상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미국 중재로 3단계 휴전을 체결했으나 1월19일 이후 6주 동안 이어진 1단계 휴전이 연장이나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한 채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에 이스라엘은 구호품 반입을 금지하고 가자지구 공습과 제한적인 지상 작전을 재개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