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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여의도공원 일대에서 열린 '애프터 다크 투어 서울 10K' 행사 출발선에 선 여성 러너들이 응원을 받으며 출발 전 대기하고 있다. 사진=이정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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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애프터 다크 투어 서울 10K' 행사장에 마련된 나이키 홍보 부스. 사진=이정화 기자 |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에서 이 시간에 뛸 수 있는 건 나이키뿐입니다. 준비됐으면 손 머리 위로 올리고 여의도 공원이 떠나갈 듯 소리 질러!"
지난 10일 오후 6시 서울 영등포 여의도공원 앞 도로 한복판. 출발선에 선 여성 러너들의 머리 위에 얹힌 핑크색 나이키 모자가 여의도 일대를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참가자들의 환호성에 한낮 비가 쏟아진 후 우중충한 흐린 날씨 속에서도 여의도 일대는 활기가 넘쳤다. 쌀쌀한 날씨에도 반팔, 반바지 차림의 여성 러너들은 출발선 양옆에 선 러닝크루의 응원소리를 들으며 서울 도심 한복판을 달렸다. '나이키 런' 로고를 페이스페인팅한 사람, 팔을 뻗어 뛰는 모습을 촬영하는 사람 등 갖가지 러너들의 개성 넘치는 모습이 현장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서울 도심 한복판서 7000명 여성러너 달리기
나이키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나이키 애프터 다크 투어(After Dark Tour)'를 열었다. 해가 질 무렵인 오후 6시부터 여성 러너 7000명이 달리는 글로벌 달리기 행사다. 지난 4월 호주 시드니를 시작으로 중국 상하이, 인도 뭄바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순차적으로 열리며, 그중 서울이 개최 도시 중 하나로 선정됐다.
'애프터 다크 투어 서울 10K' 코스는 여의도 공원에서 출발해 국회의사당을 지나 서강대교를 오가는 10km 코스다. 나이키는 행사 진행을 위해 지난 3월부터 10주간 온오프라인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대회를 지원했다. 지난달 17일부터는 서울 명동 나이키 매장을 행사를 위한 매장으로 꾸며 이번 행사를 위해 출시된 애프터 다크 투어 컬렉션을 판매하기도 했다.
나이키의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직전 마지막으로 열렸던 2019년 '위대한 페스티벌' 이후 6년 만이다. 그 사이 한국 시장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K팝을 시작으로 K뷰티, K패션, K-드 등 이른바 'K-컬처'가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팬데믹을 거치며 러닝 열풍이 더해지면서 한국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에 전략적 거점으로 부상했다. 아디다스는 지난 4월 서울 성수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고, 같은 달 푸마 역시 성수동에 러닝 제품의 기술력을 강조한 팝업스토어를 열며 한국 러닝 시장 공략에 나섰다.
팬데믹 때부터 시작된 러닝 붐...유통업계 이색대회도
러닝 붐은 실내에선 모일 수 없었던 팬데믹 시기 헬스장, 실내 운동시설 이용이 제한되면서 흥행 바람을 탔던 골프, 등산과 함께 급부상했다. 2022년 이후에는 러닝앱과 달리기 모임인 러닝크루 등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며 대중성과 문화적 트렌드까지 반영된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현상을 반영해 스포츠업계뿐 아니라 굽네치킨, hy, 식품업계까지 러닝 대회 개최에 가세했고, 러닝이 끝난 후 빵이나 막걸리를 즐기는 '빵빵런', '수육런' 등 이색 달리기대회까지 등장했다. 시장 조사 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운동화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조원을 돌파하고, 이 중 러닝화 시장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국내 러닝 붐이 한창인 데다 미국이나 유럽, 대만 등 세계 각국에서 러닝에 대한 열기가 식지 않고 있는 만큼, 이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 여지가 크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입장에선 한국이 아시아 소비 트렌드를 선도하는 테스트베드(가늠 터)이자, 패션과 운동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시장으로서 전략적 가치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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