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의 김문수 대선 후보 선출 취소와 한덕수 후보 재선출 절차 착수 조치와 관련한 규탄 및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전 대통령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에 대한 지지를 밝히자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그 입을 다물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윤 전 대통령의 출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이 김 후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그 입 다물기 바란다.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다”라며 “빨리 출당시키든지 정리해야 한다”고 썼다. 윤 전 대통령이 자신의 입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일 뿐, 대선 후보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한 것이다.
조 의원은 이날 다른 페이스북 글에서 “위헌적 비상계엄으로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출당시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그를 따르는 비상계엄 옹호세력과도 철저히 분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한동훈계인 조 의원은 내란 사태에 반대하고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해 계엄을 옹호하는 당내 주류 세력과 충돌해왔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오늘처럼 윤 전 대통령이 결코 선거에 도움 안 되는 공개 메시지를 계속 내면서 당에 관여하려는 상황에서는 출당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4월2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맞수토론 당시엔 ‘대선 승리를 위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민의 힘을 탈당해야 되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반대’라고 답했다. 당시 그는 “지금은 탄핵으로 인해서 결국 직무에서 배제된 상태이고 대통령 신분도 아니다”며 “본인의 판단에 맡겨야 될 문제”라고 밝혔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뜻을 거듭 나타내면서 판단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11일 오전 김문수 후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마친 뒤 페이스북에 ‘국민께 드리는 호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윤 전 대통령은 “이번 6·3 대통령 선거는 단순한 정권 교체의 문제가 아니라 자유 대한민국 체제를 지킬 것인가, 무너뜨릴 것인가 그 생사의 기로에 선 선거”라며 “저는 끝까지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에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라며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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