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드라마 '전설의 여정' 속 싱가포르 배우 엘리너 리./인스타그램 |
중국에서 활동 중인 싱가포르 출신 배우가 중국인 비하 발언 의혹을 받아 논란을 빚고 있다.
10일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배우 엘리너 리(25)는 최근 온라인상에 올라온 중국인 비하 음성의 당사자로 지목돼 중국 시대극 ‘전설의 여정’ 출연자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 음성 녹음 파일은 자신이 리의 전 매니저라고 주장하는 A씨가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해 알려졌다.
31초 분량의 녹음에는 “이 일을 명예가 아니라 돈 때문에 한다” “중국 사람들 대부분은 멍청하다” 등의 발언을 하는 여성의 목소리가 담겼다.
중국 네티즌들은 즉각 분노를 표했다. 이들은 “도저히 참을 수 없다” “중국 드라마에서 쫓아내야 한다” “너무 거만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고, 일부 네티즌들은 리에게 중국을 떠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리는 문제의 음성은 자신의 목소리가 아니라며 해명에 나섰다.
그는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녹음 파일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또 그는 “중국에서 태어나 16살 때 싱가포르에 왔다. 올해 26세가 되니, 인생의 거의 절반을 중국에서 보낸 셈”이라며 “이곳에서 많은 기회를 얻고 많은 도움을 받았으며, 좋아하는 일을 하며 빛날 수 있었다. 이 땅에 대한 애정과 감사만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의 중국 소속사 측도 “온라인상에 유포되는 녹음 파일은 조작된 가짜 음성”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소속사 측은 성명서를 통해 “최근 일부 네티즌들이 리에 대한 허위 정보를 악의적으로 유포해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사생활과 직업 생활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지속적으로 루머를 유포하는 자에 대해서는 적법한 수단을 통해 당사의 권익을 보호하고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같은 해명에도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녹음 파일의 음성이 리의 목소리임을 확신한다며 “조작이라는 증거를 제시하라”는 식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싱가포르 매체 마더십은 전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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