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사설] 이 후보, 뭐가 더 필요해 ‘통진당’까지 손잡나

조선일보 조선일보
원문보기

[사설] 이 후보, 뭐가 더 필요해 ‘통진당’까지 손잡나

서울맑음 / -3.9 °
김재연 진보당 대통령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광장대선연합정치시민연대·제정당 연석회의 공동 선언 발표 기자회견에서 "광장연합정치 성공을 위해 후보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히고 있다./뉴스1

김재연 진보당 대통령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광장대선연합정치시민연대·제정당 연석회의 공동 선언 발표 기자회견에서 "광장연합정치 성공을 위해 후보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히고 있다./뉴스1


민주당과 진보당이 9일 대선 후보를 단일화했다. 진보당 김재연 대선 후보는 이날 불출마를 선언하며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압도적 대선 승리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앞서 조국혁신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도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해 좌파 진영은 이재명 후보로 단일화를 끝냈다.

진보당은 통진당 잔류 세력이 만든 정당이다. 통진당은 애국가를 거부하고 유사시 국가 기간 시설 타격을 모의한 반(反)대한민국 집단이었다. 대표 격인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선동 사건으로 위헌 정당 심판을 받고 2014년 해산됐다. 그런데 민중당, 진보당으로 간판을 바꿔 달며 집요하게 조직을 재건하더니 민노총 지도부를 장악해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재작년 잇따라 적발된 제주·창원 간첩단, 민노총 간첩망 등 주요 간첩단 사건에 진보당 간부와 당원들이 대거 연루된 것은 진보당이 어떤 정당인지 보여준다.

그런데 진보당은 작년 총선 때 원내 3석을 보유한 정당이 됐다. 민주당이 야권 연대 명분으로 진보당 인사를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하거나 일부 지역구에서 단일화를 해줬기 때문이다. 진보당 공약과 강령 가운데 우리 체제 근간을 흔드는 내용이 많은 데도 손을 잡았다.

진보당이나 통진당은 운동권 내에서도 종북·저급 주사파로 꼽히는 ‘경기동부연합’이 주축 세력이다. 경기동부는 경기 성남을 중심으로 활동했는데 이재명 후보는 2010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김미희 전 통진당 의원과 단일화를 했다. 이후 경기지사 선거 때도 경기동부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가 있다. 총선 당시 민주당을 탈당한 의원은 “경기동부가 이재명을 숙주로 성남시·경기도를 지나 국회 진출까지 시도한다”고 했는데 이젠 중앙 권력 진출까지 노리게 됐다.

진보당 정당 지지율은 0.6~0.7% 정도다. 현재 지지율에서 압도적 선두인 이 후보가 진보당까지 끌어들이는 것은 전례 없는 대승을 거둬 거침없이 권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반국가 통진당 세력의 손까지 잡아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조선일보]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