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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성장 충격’에 금리인하 폭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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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성장 충격’에 금리인하 폭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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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4월17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위 뒤 열린 설명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4월17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위 뒤 열린 설명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대폭 낮추면서 연말 최종금리 수준도 하향 조정할 공산이 높아졌다. 2% 내외의 잠재성장률을 크게 밑도는 성장 기조와 가파른 경기 하강을 반영해 연내 금리 인하 폭을 더 확대할 것이란 얘기다. 이창용 총재도 “충분히 낮출 수 있다”란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최근 채권시장에선 한은이 통화정책의 지표가 되는 중립(균형)금리 이하로 연말 기준금리 수준을 낮출 것이란 관측이 무성하다. 지난달 24일 한은이 올해 1분기 역성장(전기대비 -0.2%) 성적표와 함께 기존 성장률 전망 값(1.5%)을 더 낮추겠다고 밝히면서 이런 전망이 부쩍 늘었다.



가장 최근(2024년 11월) 한은이 내놓은 명목 중립금리 추정치는 1.8~3.3%다. 중앙값은 2.55% 수준이다. 현 기준금리(2.75%) 수준은 중립금리 중앙값에 거의 다다른 상태다. 애초 시장에서는 연말 기준금리 수준은 2.25%(2회 추가 인하) 전망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2.00% 또는 그 이하’로 한 단계 더 낮아졌다. 한은이 경기 하강을 방어하기 위해 중립금리 최하단 수준까지 금리를 내릴 것이란 관측이다. 예상보다 내수와 수출 부진이 심각하고 대외 불확실성도 높아져 성장률 하향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일반적으로 물가 상승률과 성장 둔화는 중립금리 수준을 낮추고, 환율과 부채 등 금융 불안은 이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1% 미만으로 보는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연말 기준금리 수준이 1.75%(4차례 추가 인하)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채권시장에 반영된 최종 기준금리 수준은 이미 2.1% 수준으로 평가된다”며 “중립금리 하락 가능성을 고려하면 1%대도 열어둬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창용 총재도 5일 이런 시각에 힘을 싣는 발언을 내놨다. 이 총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를 계기로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통상적으로) 기준금리는 성장률이 하락하면 내려가는 경향이 있다”며 “(현 상황에서는 기준금리를) 더 낮출 이유가 많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디까지, 언제 내릴지는 5월에 경제 수정전망을 발표하면서 다시 살펴보겠다”라며 “경기에 따라서 충분히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리 인하 폭 확대 가능성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창용 총재가 지난달 30일 한 심포지엄 환영사에서 ‘제로금리와 양적 완화’를 언급하자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등 주요 채권금리는 일제히 큰 폭 하락한 게 그 예다. 최재민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환율과 가계부채 등 고려할 변수가 있지만 경기 부진이 깊어지는 상황이어서 한은이 연말 최종 금리 눈높이를 더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금리나 재정으로 경제를 다 살리기는 어렵다’는 한은의 기존 태도를 고려하면, 연말 기준금리 수준의 조정 폭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추가경정예산 집행과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재정 확대 가능성도 고려해야 할 변수라는 것이다. 이 총재도 여러 차례 “인위적으로 경기를 끌어올리면 엄청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1% 안팎의 저성장을 어느 정도 용인하고 감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열쇳말>



중립(균형)금리는 경기가 과열 또는 위축되지 않고 균형을 이루는 이론적인 금리 수준이다. 통화정책의 목표 금리로 볼 수 있다. 통화 당국이 앞으로 얼마나 금리를 더 내리거나 올릴지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김회승 선임기자 honesty@hani.co.kr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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