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브랜드로 성장한 K뷰티 기업/그래픽=윤선정 |
국내 중소·인디 브랜드들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며 최대 실적을 잇따라 경신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채널이 확장되고 진출 국가를 다변화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낸다. 연 매출 1000억원대 '메가 브랜드'도 속속 나오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킨케어 브랜드 '넘버즈인'과 메이크업 브랜드 '퓌'를 전개 중인 비나우는 지난해 2664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전년 매출액 1145억원 대비 두배 이상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750억원으로 1년 만에 3배 이상 뛰었다. 미국, 일본, 대만 등 주요 화장품 시장에 진출해 현지 고객으로부터 큰 인기를 끈 덕분이다. 비나우는 현재 매출의 약 30~40%가 해외에서 발생한다.
올리브영에서 넘버즈인 시리즈로 인기를 끈 비나우는 꾸준히 판매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는 '올리브영 모범생'으로 꼽힌다. 2018년 설립한 뒤 2021년 올리브영 입점과 동시에 상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기획 상품을 출시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최근에는 색조 브랜드인 '퓌'에서 입술과 볼에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하며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는 해외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려 매출 4500억원을 넘어서겠다는 경영 목표를 세웠다. 내년엔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
스킨케어 브랜드 '아누아(ANUA)'를 전개하는 더파운더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은 4278억으로 전년(1432억원)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해외 매출액이 364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90%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1457억원으로 전년(400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아누아는 지난해부터 미국, 영국 내 각각 가장 큰 뷰티 편집숍인 울타뷰티(Ulta Beauty)와 부츠(Boots)에 입점하면서 매출 규모를 빠르게 키우고 있다.
수분세럼으로 유명한 스킨케어 브랜드 토리든의 지난해 매출은 18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6% 증가했다. '승무원 미스트'로 알려진 달바도 지난해 매출액 3091억원, 영업이익 598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러시아와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급성장한 것이 주요인인데 오프라인 시장에도 진출하면서 빠르게 매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이밖에 '정샘물뷰티'와 헤어 브랜드 어노브를 전개하는 '와이어트' 등이 지난해 매출 1000억원대에 도달하면서 메가 브랜드로 거듭났다.
전문가들은 꾸준히 늘어나는 화장품 해외 수출 규모로 봤을때 K뷰티 체력은 강건하나 국내 브랜드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별 실적도 양극화되고 있다고 본다. 실제 지난해 국내 화장품 책임판매업자 수는 2만7361개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폐업자 수는 8831개로 폐업률은 28%에 달했다. 줄곧 증가하던 브랜드 수가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간 올리브영과 미국, 일본 등에서의 노출도에 따라 매출 성장률 차별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마케팅과 제품력 측면에서 우위를 선점하거나 해외 매출처를 다변화한 곳만이 메가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한송 기자 1flow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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