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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차남 해리 왕자. /로이터 연합뉴스 |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차남 해리 왕자(41)가 불화를 겪어온 왕실 가족들과 화해하고 싶다고 밝혔다.
해리 왕자는 2일 영국 내 경호 등급 복구를 위한 항소심 패소 이후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가족 일부는 내가 책을 쓴 일로 나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난 가족과 화해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인생은 소중하다. (암 투병 중인) 아버지에게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도 나는 모른다”며 “아버지는 이 보안 문제 때문에 내게 말도 안 하려고 하시지만 화해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2018년 미국 배우 메건 마클과 결혼한 해리 왕자는 2020년 왕실에서 독립을 선언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이후 2023년 자서전 ‘스페어’(Spare)를 출간했고 여기에서 찰스 3세, 형 윌리엄 왕세자, 형수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 등과 빚은 여러 갈등을 상세히 폭로해 파장을 일으켰었다.
한편 이날 런던 항소법원은 영국 내무부가 감독하는 왕실·VIP행정위원회(RAVEC)가 해리 왕자의 영국 내 경호 수준을 사안별 평가 방식으로 바꾼 결정은 부당한 대우가 아니라고 판결했다. 앞서 RAVEC은 2020년 2월 왕실 주요 인사에게 제공되는 자동 경찰 경호 대상에서 해리 왕자를 제외하기로 한 바 있다. 해리 왕자에 대한 경호를 그가 영국에 방문할 때마다 사안별로 평가해 결정한다는 의미다. 해리 왕자는 이런 결정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고 작년 2월 패소하자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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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 당시 윌리엄·해리 형제와 부인들. /AFP 연합뉴스 |
이번 항소심에서 해리 왕자 측은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살해 위협과 파파라치의 위험한 추격을 받은 일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안별 경호는 해리 왕자에 대한 차별 대우라고 강조했다. 또 2020년 경호 등급 강등 결정에 왕실 일부의 개입이 있었으며, 사안별로 경호를 검토하는 일은 자신의 생활을 통제하려는 수단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해리 왕자는 항소심 패소 이후 실망감을 드러내며 “기득권층이 짜고 친 판(stitch-up)”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송 과정에서 왕실의 개입이 있었음을 알게 됐다. 당시 RAVEC 위원장이 궁을 방문한 이후 조치가 바뀌었다고 한다”며 “안전을 가족을 통제하는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선례를 세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2016년 이후 많은 일이 있었지만 이제는 용서할 수 있다. 내 가족의 개입, 아버지, 형, 새어머니도 용서할 수 있다”며 “내가 용서하기 힘든 건 내 일상에 영향을 주고 내 가족을 위험에 빠뜨린 2020년의 결정”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로선 내 가족을 안전히 영국에 데려오는 건 불가능하다”며 “나는 우리나라를 사랑한다. 영국이 그립다. 아이들에게 내 조국을 보여줄 수 없다고 생각하면 슬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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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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