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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홀 이글에 드러누운 김시우 향해…셰플러 “투어에서 가장 웃긴 선수”

이데일리 주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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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홀 이글에 드러누운 김시우 향해…셰플러 “투어에서 가장 웃긴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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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키니(미국)=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총상금 990만 달러) 1라운드 18번홀. 그린 밖에서 섬세하게 웨지로 떠낸 공이 내리막을 타고 내려가더니 그대로 홀 안으로 쏙 들어갔다. 그러자 김시우는 그 자리에서 주저 앉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동반 플레이어인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김시우에게 다가가 이글을 축하해주며 둘은 활짝 웃었다.

김시우(사진=AFPBBNews)

김시우(사진=AFPBBNews)


김시우는 2일 열린 더 CJ컵 바이런 넬슨 1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7타를 치고 공동 39위를 기록했다.

김시우로서는 답답한 경기의 혈을 뚫은 통쾌한 이글이었다. 그는 “전·후반에 좋은 샷이 많았다. 핀에 3m 내로 붙일 정도의 완벽한 샷이 2~3개 있었는데 그게 버디로 연결되지 않아 아쉬웠다. 특히 17번홀(파3)에서도 티샷과 퍼터를 제가 생각한 대로 잘 쳤는데 아쉽게 들어가지 않았다. 3~4타는 더 줄일 수 있었다고 후회하던 차에 마지막 홀 이글이 들어가면서 모든 게 잘 풀렸다”고 돌아봤다.

김시우는 17번홀까지 2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특히 17번홀에서도 5m 버디 퍼트가 40cm 차이로 들어가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었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우드로 2번째 샷을 때린 김시우는 샷이 그린 오른쪽으로 살짝 벗어나 칩샷을 할 상황을 맞았다. 핀까지 8.5m로 짧은 거리였는데 김시우는 60도 웨지로 정확하게 칩샷을 날렸고 이 샷이 이글로 연결됐다.

김시우는 원래도 투어 내에서 리액션이 큰 선수 중 한 명인데, 이날 이글을 잡아낸 뒤 냅다 드러누우며 기뻐하는 장면도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줬다.


김시우는 “제가 좋아하는 라이였고 라인이 잘 보였다. 터치만 잘하면 제가 원하는 지점까지 공을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았고, 잘하면 들어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대로 잘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마지막 ‘눕기 세리머니’에 대해선 “몇 차례 좋은 기회에서 버디가 나오지 않아 답답했는데, 마지막 홀에서 이글이 나와 그만 그런 동작을 하고 말았다”고 밝혔다.

김시우와 동반 플레이를 하면서 이 모습을 지켜본 셰플러는 “그는 늘 그런 것들을 한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김시우는 아마 투어에서 제일 웃긴 사람 중 한 명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셰플러는 김시우가 웃기는 타이밍을 잘 안다며 “그를 당해낼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의 반응은 항상 저희를 웃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김시우(사진=CJ그룹 제공)

김시우(사진=CJ그룹 제공)


김시우는 셰플러와 함께 플레이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고 했다. “왜 세계랭킹 1위인지 알았다. 제가 무엇이 부족한지 알았고 어떤 걸 더 보완해야 할지 깨달았다”며 “셰플러가 너무 잘 치니까 부담도 됐고 더 잘 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래도 후반에 리듬이 깨지지 않고 제 것으로 잘 찾아오면서 제 플레이를 했고 내일 모멘텀을 탈 수 있게 잘 끝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셰플러는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8개를 쓸어담아 10언더파 61타를 작성하고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날 댈러스 지역에 거주하는 셰플러, 김시우, 조던 스피스(미국)가 동반 플레이를 했는데 김시우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서로 10분 안쪽 거리에 살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한국 식당 어디를 가는지, 아기는 몇 개월이 됐는지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고도 소개했다.

선두 셰플러와 6타 차를 기록하고 있는 김시우는 “1차 목표는 컷 통과다. 아직 1라운드이기 때문에 선두권을 생각하기엔 좀 이르다. 일단 컷 통과를 한 뒤 주말 경기를 좀 더 공격적으로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스코티 셰플러(사진=CJ그룹 제공)

스코티 셰플러(사진=CJ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