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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세력 안돼” “이재명 못찍어” 스윙보터 충청 민심은 표류중 [6·3대선 민심 르포]

헤럴드경제 이영기,안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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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세력 안돼” “이재명 못찍어” 스윙보터 충청 민심은 표류중 [6·3대선 민심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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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전 대전광역시 둔산동 대전둔산우체국 앞 설치된 국민의힘과 조국혁신당의 현수막  이영기 기자

지난 1일 오전 대전광역시 둔산동 대전둔산우체국 앞 설치된 국민의힘과 조국혁신당의 현수막 이영기 기자



“계엄을 하고 제대로 된 반성도 보이지 않는데, 난 국민의힘을 찍겠다는 사람들 이해가 안 간다. 진짜 답답하다.”(대전에서 만난 50대 남성)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나라가 어떻게 돌아갈까 생각했을 때 끔찍하다. 이재명이 막 퍼주면 우리 젊은이들 나중에 세금 폭탄이 얼마나 크겠나.”(충남 아산에서 만난 50대 남성)

헤럴드경제가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충청 지역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표류하는 민심 그 자체를 보여줬다.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등 전국 단위 선거에서 스윙보터 역할을 해온 것으로 분석되는 충청 민심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어느 한쪽의 손을 쉽게 들어주지 않았다. 12·3 비상계엄으로 인한 혼란과 그에 대한 후속 조치가 미흡한 국민의힘을 향한 ‘단죄론’과 이재명 후보의 사법리스크를 지적하며 더불어민주당의 정책 기반을 ‘퍼주기’로 인식하는 여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헤럴드경제가 충청 민심을 확인하기 위해 이틀간 찾은 곳은 충청권 제1도시인 대전광역시와 충남 아산시, 충북 청주시다. 충남 아산의 경우 2022년 대선 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박경귀 국민의힘 후보가 오세현 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하지만 박경귀 전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유죄 확정으로 지난달 진행된 재선거에선 오세현 민주당 후보가 전만권 국민의힘 후보를 이겼다.

충북 청주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이범석 국민의힘 후보가 송재봉 민주당 후보를 이기고 당선됐었다. 하지만 지난해 치러진 22대 총선의 경우 청주 지역 4개 선거구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헤럴드경제가 만난 유권자들은 ‘새 대통령의 첫 과제는 경제 회복’이라는 점에 공감대를 이루면서도 어느 후보가 적합한지에 대해선 각기 다른 의견을 보였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 후보에 대해선 지지 의견도 들을 수 있었지만 비호감을 토로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반면 국민의힘에 대해선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느냐는 성토가 이어졌다.

대선 서구 대전시청 앞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대전은 다 민주당 의원인 걸 보면 민주당 호감도가 큰 것 아니겠냐”며 “확실히 주변에 이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사람 많긴 하다. 주변 분위기 때문에도 이 후보를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대전지하철 1호선 시청역 인근에서 만난 50대 남성도 “무조건 이재명 뽑는다. 저번에도 이재명 뽑았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이 후보에 대한 비판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대전에서 만난 30대 남성은 “이재명 후보는 각종 의혹이 많지 않냐. 행정가 출신인 점을 강점으로 밀던데, 그 시절이 온갖 의혹에 휩싸여있지 않나. 어떻게 맡기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퍼주기 정책을 할까봐 무섭다”고도 말했다.


대기업 등 산업단지가 위치한 충남 아산 지역의 경우 개인별 온도차가 확연했다. 온양온천역 인근에서 만난 60대 남성은 “경기가 너무 어렵다”며 “그나마 경제 전문가가 좀 돼야 하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이 당선돼도 아산에 혜택이 돌아올 거란 기대도 안 한다. 원래 충청은 어떤 정권에서도 혜택 주는 게 없다”고 자조적으로 언급했다.

반면 자신을 아산 토박이라고 소개한 20대 남성은 “국민의힘은 일단 안 뽑기로 했다”며 “이미지로만 봐도 너무 싫다”고 했다.

아산 탕정역 근처에서 만난 40대 남성은 “이재명 후보의 사법리스크는 진짜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 정치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스스로를 중도층이라고 한 또 다른 40대 남성은 “국민의힘 당선만은 막아야 하지 않겠나”라면서도 “이재명 후보 같은 기성 정치인을 지지하지도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중심으로 중도층이 몰리는 게 가장 합리적인 경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충북 청주에선 ‘경기 회복’을 새 대통령의 선결과제로 뽑는 이들이 많았다. 다만 이를 위해 누가 적합한지를 두고선 시민들마다 각기 다른 의견을 전했다.

청주 최대 번화가인 성안길에서 만난 60대 남성은 “경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대통령이 나와야 할 것 같다”며 “한덕수가 당선되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이곳에서 만난 50대 남성은 “이재명 지지한다”며 “지금 국민의힘 후보들 보면 대통령 후보로 갑자기 나온 사람들이다. 경기가 이렇게 어려운데 준비가 됐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몇 번 준비했던 이재명이 경기를 살릴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자신을 취업준비생이라고 한 20대 여성은 “집에서는 국민의힘을 뽑자고 하는데 국민의힘 지지한다고 하면 욕하는 분위기가 있어서 지켜보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는 막연히 따르기가 좀 그렇다”고 했다. 이어 “그렇다고 이재명 후보를 뽑고 싶은 건 절대 아니다”라며 “누가 되든 간에 취업 좀 잘됐으면 좋겠다. 주변에 졸업하고 취업한 친구들이 별로 없다”고 하소연했다.

청주에서 만난 또다른 60대 남성은 “난 고등학생 때 계엄을 겪었다”며 “또 계엄 선포를 하니 가슴이 철렁하던데 국민의힘은 그렇게 큰 잘못을 했으니 당선되면 안 된다. 그래서 국민의힘 후보는 안 찍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청에서 대통령이 나온 적이 있나”라며 “이재명 후보가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다른 선택지가 있나”라고 덧붙였다.

대전·아산·청주=이영기·안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