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 무죄 이후엔 “범죄자 대통령 되면, 남은 우리 가족 안전할지…”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고(B)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이 2015년 1월 호주·뉴질랜드 출장 당시 한 공원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국민의힘 |
대법원이 지난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 유죄 취지 파기 환송을 한 데 대해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의 아내 A씨가 “조금이라도 살아갈 힘이 생긴다”고 한 것으로 2일 전해졌다.
A씨는 1일 대법원 선고 직후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에게 “의원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문기씨 살아생전 한 말이 기억납니다. 의원님은 예리하게 말씀하시지만 일 하는 사람이라고요”라고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 최고위원은 성남시의원 시절부터 이른바 ‘이재명·김문기 사진’을 공개해왔다.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 제공 |
A씨는 그러면서 “조금이나마 다시 살아갈 힘이 생긴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사모님 정말 죄송합니다. 힘없이 목소리만 내는 게 얼마나 무기력한 일인지”라며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고 김문기씨 관련 발언, 다른 하나는 백현동 사업 관련 발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사업 실무자였던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두 사람이 함께 찍힌 사진이 24일 추가로 공개됐다./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 제공 |
1심은 이 후보가 김문기씨를 “모른다”고 했던 부분 등은 무죄로 선고하면서도, 이 후보가 김문기씨와 “함께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한 데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백현동 관련 국토교통부 협박을 받았다고 발언한 것도 유죄를 선고했다. 1심은 이 후보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이 후보는 이 후보와 김문기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이 후보 측근 김진욱씨 등이 찍힌 사진을 “조작된 것”이라고 했다. 전체 사진 중 이 후보와 김문기씨가 서 있는 부분만 자른 것이 조작이라는 주장이었다. 2심도 이 주장을 받아들였다.
클로즈업인가, 조작인가 - 이재명(가운데) 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5년 뉴질랜드 출장 중 고 김문기(뒷줄 왼쪽 셋째)씨, 유동규(뒷줄 왼쪽 넷째)씨 등과 함께 촬영한 사진 원본(왼쪽 사진). 다른 사람들은 본지가 블러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등을 확대한 사진(오른쪽 사진)을 공개하며 의혹을 제기했는데, 항소심 재판부는 “원본 일부를 떼어낸 것이라 조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 제공 |
이와 관련, A씨는 2심이 이 후보에게 전부 무죄를 선고한 직후 이기인 최고위원에게 “이게 나라인지, 이런 나라에서 어떻게 계속 살아야 하는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행여 범죄자가 대통령이 되면 남은 우리 가족은 과연 안전할지 (걱정된다)”고 했다.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 제공 |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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