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4-4로 맞선 연장 10회 김성윤과 강민호의 솔로홈런이 터지며 2점을 리드했다. 누가 봐도 삼성의 기세는 오르고, SSG의 기운이 빠지는 흐름이었다. 그리고 연장 10회에는 클로저 김재윤(35)이 마운드에 올라 경기 마무리를 노렸다. 김재윤은 29일 인천 SSG전에서 1이닝을 깔끔하게 막고 세이브를 기록한 바 있다. 이틀 연속 세이브를 챙길 기회였다. 하지만 김재윤이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면서 삼성의 7연승은 다음을 기약했다.
1사 후 최지훈에게 내준 볼넷이 결정적이었다. 발 빠른 주자가 나가자 아무래도 신경 쓸 것이 많아졌고, 결국 최준우에게 우월 동점 투런포를 맞고 허탈한 한숨을 내쉬었다. 김재윤은 연장 10회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삼성은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6연승 행진이 끊이지는 않았으나 다 잡은 경기를 놓쳤다는 아쉬움은 컸다.
물론 마무리라고 해서 매번 완벽한 경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좋은 마무리 투수도 한 시즌을 치르면 최소 5~6번의 블론세이브를 하기 마련이다. 다만 올해 김재윤의 투구 내용이 다소 불안하다는 점은 걸린다. 김재윤은 시즌 13경기에서 12⅔이닝을 던지며 1승1패5세이브 평균자책점 7.71을 기록했다. 피안타율 0.250, 이닝당출루허용수(WHIP) 1.26이 나쁜 수치는 아니지만 탈삼진 비율이 떨어졌고 반대로 피홈런 비율은 올라갔다.
특히 30일 경기에서는 패스트볼 구속이 뚝 떨어지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김재윤의 최고 장점은 역시 묵직한 패스트볼이다. 압도적인 구속을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속 이상의 묵직한 구위가 최고 장점이었다. 하지만 30일에는 그런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구속이 떨어져 있는 것은 데이터에 잡힌다.
KBO리그 공식 구속 플랫폼인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김재윤의 2022년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46.3㎞였다. 리그 최고 수준의 회전 수와 수직무브먼트는 덤이었다. 하지만 2023년은 145.3㎞, 2024년 144.2㎞로 매년 1㎞씩 떨어지더니 올해는 143.3㎞까지 내려갔다. 구속이 구위를 결정하는 모든 것은 아니고, 나이가 들수록 구속이 하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구위로 승부를 봐야 하는 경우가 많은 마무리라는 점이 걸린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구체적인 분석은 아꼈다. 다만 고민은 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박 감독은 1일 인천 SSG전에 앞서 “어차피 오늘(1일)은 출전이 안 된다”라면서 “내일(2일) 경기를 하면서 투수 파트와 좀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오승환의 뒤를 이어 마무리 보직을 물려받은 김재윤이 위기를 이겨내고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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