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땅·하늘을 재발견한 철학과 과학…'세상을 보는 눈, 융합 지성사'
'나는 곧 세계' 표지 |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 나는 곧 세계 = 크리스토프 코흐 지음. 박제윤 옮김.
세계적인 신경과학자인 저자는 책에서 '의식'이야말로 인간 존재의 증거이자 본질이라고 역설한다. 철학, 신경과학, 의학, 인공지능(AI)은 물론 환각제 체험까지 동원해 인간 의식의 '지도'를 그려낸다.
책은 AI에게 의식이 존재할 수 있는지를 상세히 다룬다. 저자는 인간의 의식은 디지털 컴퓨터가 아무리 정교하게 흉내 내도 구현할 수 없는 '독립된 실재'라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AI는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더라도 '똑똑한 좀비'에 지나지 않는다고 결론 낸다.
특히 인간의 뇌 구조를 디지털로 복제하는 '마인드 업로딩'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더라도, 그것이 곧 '의식의 생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단언한다. 인간 의식은 신경회로의 청사진만으로는 구현할 수 없는 '내재적 인과력'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환각제를 통한 의식 확장 가능성을 탐구하는 대목이 특히 놀랍다. 저자는 실로시빈, 메스칼린과 같은 초기 정신활성물질이 통제된 환경에서 사용될 경우 중독성 없이 비교적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다만 철저히 과학적 연구와 의학적 목적에만 사용돼야 하고, 남용과 중독성을 지닌 '합성 오피오이드' 등과는 엄연히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르테. 372쪽.
'세상을 보는 눈, 융합 지성사' 표지 |
▲ 세상을 보는 눈, 융합 지성사 = 송만호·안중호·홍기빈·이은수 지음
21세기 인류가 살아가는 문명의 토대가 된 서구 사상과 과학의 역사적 형성과정을 다각도로 조망한 책이다. 송만호 유미과학재단 이사장, 안중호 안동대 명예교수,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 이은수 서울대 철학과 교수가 집필에 참여했다.
책은 고대 그리스 철학과 기독교 신학,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계몽주의와 과학혁명을 지나 현대 첨단과학까지 총망라했다. 특히 르네상스를 '인간의 재발견', 대항해 시대를 '땅의 재발견', 종교개혁을 '하늘의 재발견'으로 표현하며 문명의 변곡점을 설명하는 대목이 눈에 띈다.
저자들은 데카르트의 '이성 개념', 칸트의 '인식론', 로크의 '경험주의' 등을 뇌과학과 인지과학에 연결 지어 독자에게 기존 철학론에 머무르지 않는 통합적 해석을 제시한다. 또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신경과학 등 현대 과학이 제기하는 새로운 철학적 질문을 통해 독자에게 인류 문명의 의미와 미래를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바다출판사. 352쪽.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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