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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뚫고 나온 심장’ 가진 英소녀, 7년 기다림 끝에 맞은 기적

조선일보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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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뚫고 나온 심장’ 가진 英소녀, 7년 기다림 끝에 맞은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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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바넬로피 호피 윌킨스(7)가 2017년 심장이 몸 밖으로 나온 상태로 태어났을 때의 모습(왼쪽)과 현재의 모습. /Glenfield Hospital, BBC

영국의 바넬로피 호피 윌킨스(7)가 2017년 심장이 몸 밖으로 나온 상태로 태어났을 때의 모습(왼쪽)과 현재의 모습. /Glenfield Hospital, BBC

심장이 몸 밖으로 나온 상태로 태어난 영국 소녀가 7년의 기다림 끝에 흉부 재건 수술에 성공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바넬로피 호프 윌킨스(7)는 지난달 23일 영국 레스터 왕립 병원 심장센터에서 뼈로 심장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갈비뼈를 사용하는 혁신적인 수술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바넬로피를 “유일무이한 사례”로 묘사했고, BBC는 “의료 역사에 기록을 남겼다”고 전했다.

바넬로피는 극히 드문 질환인 ‘심장 이위증’으로 인해 2017년 심장이 노출된 상태로 태어났다. 당시 바넬로피의 생존 확률은 10% 미만이었지만, 소녀는 예상을 깨고 14개월간의 병원 생활 후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심장을 보호하는 보조기를 항상 착용해야 했고, 24시간 1대1 돌봄이 필요했다. 지금까지도 소녀의 심장은 얇은 피부층만으로 덮여 있었다.

외과 의사들은 소녀의 갈비뼈를 이용해 가슴 안에 심장 보호용 구조물을 형성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드디어 바넬로피가 7세가 되었을 때 의사들은 재건 수술을 받을 적절한 연령에 도달했다고 판단했다.

우선, 의사들은 바넬로피의 심장과 폐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대신하는 바이패스 기계에 연결했다. 이후 심장과 폐동맥을 피부층에서 조심스럽게 분리한 뒤 바넬로피의 양쪽 늑골을 절제해 심장을 그 안으로 이동시키고 연결해 심장을 보호할 수 있도록 재건했다.


극히 복잡한 이 수술은 9시간 이상 소요됐고, 성공적이었다. 수술팀은 “예상보다 훨씬 잘 진행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바넬로피가 태어날 때부터 그를 지켜봐온 심장외과 전문의 이케나 오메제는 “이 일에서 우리가 얻는 가장 큰 보람은 어머니로부터 ‘감사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은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저는 제 일을 했을 뿐이지만, 누군가의 삶에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이 매우 만족스럽다”고 했다.

바넬로피는 소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몇 주 후에는 보호용 가슴 보조기를 벗을 수 있고, 예후가 더 좋다면 더 이상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된다.

바넬로피의 어머니 나오미(39)는 “딸은 행복을 주는 작은 천사”라며 “딸이 무엇을 극복했는지, 무엇을 성취하고 있는지 보는 것은 저에게 엄청난 자부심을 준다”고 했다. 이어 “딸은 정말 용감하다”며 “우리는 이번에도 이겨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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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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