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출마 선언하며 개헌·거국 내각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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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규제혁신 현장 소통 간담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연합뉴스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1일 오후 대선 출마를 위해 국무총리직에서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행은 사임 이튿날인 2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예비 후보로 등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행은 곧바로 ‘반(反)이재명 빅 텐트’ 구축 작업에도 나설 것이라고 한다. 3일 선출되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등과 후보 단일화를 포함한 연대 협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한 대행은 주요 후보들이 만나 연립 정부 구성에 뜻을 모은 뒤 단일화 실무 협상을 진행하는 ‘톱다운 콘클라베(담판)’식 협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행 측 관계자는 “한 대행 대선 출마 선언 후 일주일 안에 속전속결로 개헌 연대가 구성돼야 한다”고 했다. 대선 후보 등록(5월 10~11일) 일정을 고려할 때 단시간에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대행 측 관계자는 30일 “한 대행은 대선 출마와 동시에 임기 단축 분권형 개헌을 고리로 한 빅 텐트 구축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했다. 한 대행은 이를 위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물론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 개헌에 뜻을 같이하는 대선 후보급 인사가 한자리에 모여 담판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일차적으로 3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출되면 곧바로 단일화 협상에 들어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결선에 오른 김문수·한동훈 후보도 한 대행과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여론조사 경선 등을 통해 단일 후보를 선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한 대행 측 인사는 “한 대행은 단일화 룰과 관련해 상대방 의견을 존중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한 대행은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국민의힘 당명(黨名) 변경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미래통합당이 2020년 4월 21대 총선에서 참패한 뒤 “국민과 호흡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며 바꾼 당명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으로 여당이 된 후 용산 대통령실로부터 자율성을 침해당해 ‘용산의힘’이란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재명 정권’ 등장을 저지하고 1987년 현행 헌법 체제의 모순을 타파하는 새로운 개헌 연대를 구축하기 위해 재창당에 준하는 혁신과 당명 변경은 충분히 검토할 만한 사안”이라고 했다.
한 대행을 밖에서 돕는 일부 인사는 이낙연 전 총리 측과 이미 접촉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분권형 개헌을 주장해온 정대철 헌정회장은 “이 전 총리도 한 대행이 국민의힘 바깥에서 ‘빅 텐트’를 친다면 흔쾌히 돕겠다고 하는 걸 직접 들었다”고 했다. 한 대행 측은 이준석 후보 측과도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도 2022년 친윤 세력이 국민의힘 당대표로 있던 이 후보에 대한 징계를 주도한 일과 관련해 당 차원에서 공식 사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 후보는 이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1 더하기 1은 2가 될 것이라는 어설픈 정치 공학과 ‘묻지 마 단일화’에 응할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도 “제가 만들고 싶은 빅 텐트가 있다면 원칙과 상식의 빅 텐트”라고 했다. 한 대행 측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 후보, 이낙연 전 총리와 1차 단일화를 추진하고 이준석 후보와 2단계 단일화에 나서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한다.
한 대행은 1일 사임하면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퇴 이유를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2일엔 출마를 결심한 이유와 비전 등을 담은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의 극한 대립이 경제·사회 발전의 발목을 잡는 구조를 바로잡고, 국민·사회 통합을 이루기 위한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한 대행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줄이는 권력 분산형 개헌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한다. 한 대행 측 인사는 “한 대행은 집권하면 지역·세대·계층 통합을 위해 다양한 세력이 참여하는 거국 내각, 연립 정부를 구성할 생각”이라고 했다. 한 대행이 사임하면 호남 출신 중량급 인사가 대변인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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