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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왼쪽),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 후보 최종 경선에 김문수, 한동훈 후보가 진출했다.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한 결과다. 김문수, 한동훈 후보 중 한 명이 당원 투표, 여론조사 투표를 거쳐 다음 달 3일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된다. 탈락한 홍준표 후보는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고, 안철수 후보는 “누가 최종 후보가 되든 이재명을 막는 데 힘을 바치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국힘 경선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탄핵 찬반으로 인한 당내 갈등도 컸다. 그나마 탄핵 찬성이었던 한동훈, 안철수 후보, 탄핵 반대였던 김문수, 홍준표 후보가 2차 경선에 진출하며 어느 정도 균형을 이뤘다. 최종적으로도 김문수, 한동훈 후보로 좁혀졌다.
두 사람은 과거 탄핵 문제로 대립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한동훈 후보는 처음부터 “계엄의 강을 건너자”고 했다.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이 계엄에 대해 사과한 것에 대해 김문수 후보도 “우리 당이 변하지 않으면 국민에게 죄를 짓는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탄핵 문제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는 데 두 사람 모두 이견이 없다. 국힘 경선이 퇴행적 과거가 아닌 미래를 논의할 수 있는 최소한의 토대는 마련한 것이다.
국힘은 대선 출마 결심을 굳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문제를 남겨 놓고 있다. 김문수, 한동훈 후보는 단일화 문제에서 시기나 방법에서 이견을 드러내고 있지만,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맞서기 위한 연대의 필요성에는 동의하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도 연대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가 ‘누구를 막기 위한 것’이 전부가 될 수는 없다. ‘반(反)이재명’ 구호를 넘어서 국민에게 미래 비전을 보여줘야만 한다. 연대를 모색하는 정치 세력들이 공유하고 협력해야 할 분명한 가치가 있어야 하고 국민도 여기에 동의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힘의 경선은 탄핵 문제로 대립하거나 후보들 간의 수준 낮은 언쟁만 보여줬을 뿐이다.
한 대행 추대론이 부상하면서 국힘 경선은 ‘2부 리그’가 된 듯한 느낌을 줬다. 이래선 국힘 후보가 선출돼도 지지율 상승 효과가 나오기 힘들다. 그런 상태에서 한 대행과 단일화를 해도 정치적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다. 뻔한 결과를 향해 가는 경선과 단일화는 뻔한 대선 결과를 낳을 뿐이다. 단일화 차원을 넘어서 어떻게 분열된 국민을 통합시키고 안보와 경제를 지킬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치열하게 토론해야 한다. 무엇보다 뻔한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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