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최종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왼쪽)·한동훈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3차 경선 결과 발표 후 꽃다발을 들고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를 뽑는 최종 경선(3차 경선)에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진출했다. 하지만 29일 당 지도부는 아직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방침을 공식화했다. 원내 108석을 차지한 공당의 대선 경선이 결국 한 대행과의 단일화 상대를 고르는 요식 행위로 전락한 셈이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 국민여론조사(50%)와 당원선거인단 투표(50%)를 합산한 결과 김 후보와 한 후보가 최종 경선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함께 경쟁한 안철수·홍준표 후보는 결선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새달 1~2일 당심과 민심을 절반씩 반영해 3일 대선 후보를 선출하게 된다.
자신들이 배출한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지는 대선인데도, 국민의힘 경선은 막판까지 탄핵 찬반 세 대결 구도가 공고화되며 ‘계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민주주의를 전복하려 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며 사실상 내란에 동조한 당이, 정권의 2인자를 데려와 ‘반명 빅텐트’를 꾸리겠다고 나서는 것도 어이없는 일이다. 경선 내내 후보들은 정책과 비전 대신 한 대행과의 단일화를 내세웠고, 권성동 원내대표는 아예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서 이재명 후보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이 하나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그것이 국민 여론”이라고 단일화 노선을 분명히 했다. “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국민들의 관심을 받고 더 큰 집을 지으면 선거 승리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 실패의 공범이자 윤석열 탄핵심판을 방해한 한 대행이 대선에 나서겠다는 것도 비상식적이지만, 기껏 시간과 비용을 들여 뽑은 공당의 대선 후보를 한 대행의 ‘페이스메이커’로 활용한다는 발상 역시 황당하긴 마찬가지다.
각종 여론조사에선 한 대행의 출마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정권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고, 공정한 대선 관리를 최우선에 둬야 할 과도정부의 수장이 직접 ‘선수’로 뛰겠다는 것을 납득할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내란 사태에 제대로 된 사과도 없이 ‘반이재명’만 주장하며 자당 후보를 단일화를 위한 불쏘시개 정도로 여기는 국민의힘 행태도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다. 이럴 거면 굳이 당력을 소모해가며 대선 후보를 뽑을 이유는 무엇인가. 명분도 실리도 찾을 수 없는 국민의힘의 ‘경선 쇼’와 단일화 군불때기에 국민 피로감만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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