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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26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왼쪽부터), 김경수, 김동연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5.04.26.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민주당 세 번째 지역 순회 경선에서도 90% 가까운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 이 후보는 호남권 경선에서도 타 후보에 비해 압도적인 지지율로 1위를 차지하면서 민주당 대선후보 확정을 눈앞에 뒀다.
다만 앞선 충청권·영남권 경선과 달리 이번 호남권 경선에서는 '90%' 득표율 벽을 넘지 못했으며 투표율 역시 세 지역 중 가장 낮아 50%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친 점은 이 후보에게 숙제로 남았다.
이 후보는 26일 오후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호남권 순회 경선 결과 유효 투표수 20만809표 중 17만8090표 (88.69%)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 후보는 투표에 참여한 호남권 권리당원 유효 투표자수 19만8885명 중 88.70%에 달하는 17만6404표를 받았다. 또 대의원 1924명 중 1686명(87.63%)의 표를 받았다. 이 후보는 충청권·영남권·호남권 누적 투표결과에서도 유효 투표수 33만8794명 중 30만1673표(89.04%)를 얻었다.
이 후보는 이날 경선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대한민국이) 위기상황이기 때문에 호남인들께서 더 큰 기대와 책임감을 보여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득표율보다 더 관심을 끌었던 호남권 투표율은 53.67%로, 앞서 충청권(57.87%), 영남권(70.88%)보다 낮았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당원 숫자가 워낙 많다보니 투표율은 조금 낮을 수 있다"면서도 "절대 당원 수와 투표자수는 (지난 대선에 비해) 늘어난 점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대선 당시 호남권 경선에 참여한 권리당원 수는 21만명이었으나 이번 대선의 경우 37만명으로 늘어났다.
또 호남권 순회 경선 발표 결과 김동연 후보가 권리당원 및 대의원으로부터 1만4889표(7.41%)를 얻어 2위를, 김경수 후보가 7830표(3.90%)를 얻어 3위를 기록했다. 충청권·영남권 호남권 경선 결과까지 종합한 누적 득표율에서도 김동연 후보가 6.54%(2만2160표)로 2위를, 김경수 후보는 4.42%(1만4961표)로 3위를 기록했다.
김동연 후보는 경선 결과에 대해 "당원 동지 여러분이 결정하신 것이라 겸허하고 의연하게 수용한다"면서도 "특정 후보에게 90% 가까운 표가 몰리는 것은 민주당으로서도, 정권교체 그 이상을 위해서라도 경고등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경선의 룰을 보더라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끝까지 싸우고 있다"며 "역동성이 나오는 경선 룰을 갖고 함께 했더라면 보다 국민들에게 지지받는 민주당으로 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김경수 후보는 "경선이 끝난 뒤에는 어떤 후보든 당선된 후보를 중심으로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하도록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호남에서는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했던 열망이 강했고 민주당의 당선가능한 후보 중심으로 경선을 치르자는 호남 지역민 뜻이 반영된 결과"라며 "앞으로 민주당의 미래를 위해 분발하라는 뜻으로 알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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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가 26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에 나서고 있다. 2025.04.26 |
이날 정견발표에서 후보들은 '호남 홀대론'을 언급하며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반드시 호남 발전을 지원하겠다며 표심을 호소했다.
첫 번째 정견발표에 나선 김경수 후보는 부인 김정순 여사가 전남 신안 출신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본인을 "호남의 사위"라고 소개했다. 이어 "호남 홀대론과 소외론을 언급하며 "선거 때면 찾아와 '호남이 민주당의 뿌리다, 심장이다' 하지만 끝나고 나면 유권자가 많은 서울, 수도권 위주로 돌아간다"며 "국가운영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지역의 운명은 지역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경수 후보는 5대 메가시티 자치 정부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을 이루겠다고 강조하며 "5대 메가시티 자치정부에 연간 30조 원 이상의 자율예산을 지원하겠다"며 "5대 메가시티 자치정부가 대학과 연구소, 기업과 함께 저마다의 특성으로 사람을 키우고 다시 사람이 지역을 키우는 선순환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을 가장 열성적으로 지지했음에도 내 삶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호남 시민들의) 호된 질책을 아프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이어 △광주를 AI 중심 도시로 변모 △전남북의 재생에너지 중심지 도약 △호남권 5대권역 메가시티 등을 약속하며 "호남은 이제부터 지속가능한 균형발전이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지금의 민주당이 과거의 민주당이 아닌 것처럼 새로 출발할 대한민국은 확고한 개혁과 발전을 통해 온전한 민주 평화 국가로 변모할 것"이라고도 했다.
김동연 후보 역시 "호남의 꿈은 민주주의 한번 제대로 해보고 그 민주주의 토대 위에서 우리 경제 잘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라며 "또 우리 호남 청년들이 고향 떠나지 않고 둥지 틀고 열심히 일하며 잘 살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남북, 광주를 잇는 서해안 신재생 에너지 벨트 △AI, 미래 모빌리티 대기업 도시 광주 △대한민국 에코수도로 발전하는 전북 △2차전지, 첨단소재 클러스터 전남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호남의 발전, 저 김동연이 완수하겠다"며 표심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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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왼쪽부터), 이재명,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각각 연설을 하고 있다. 2025.4.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앞선 경선 때처럼 이날도 후보들의 등장 배경음악은 지지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후보들 중 첫 번째로 등장한 이재명 후보의 등장곡은 작곡가 'Turpak'의 'Ascending'이었다. 지난 두 번의 지역 경선에서도 같은 음악에 맞춰 등장한 이 후보는 이날도 한 손에 응원봉을 들고 잔잔한 미소를 띈 얼굴로 입장했다.
김경수 후보는 지난 경선과 달리 이번에는 기아 타이거즈의 선수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테마 응원가를 배경으로 입장해 눈길을 끌었다. 응원가는 Balsterjaxx와 Timmy Trumpet이 함께 한 곡 'Narco'를 편곡한 것으로 흥겨운 트럼펫 연주가 특징이다. 김경수 후보는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응원봉을 흔들며 김정순 여사와 함께 입장했다. 김경수 후보는 중간중간 민주당 지지자들과 눈을 맞추고 악수하는 여유도 보였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김동연 후보는 충청, 영남권 지역 경선에 이어 야구복을 입고 등장했다. 이날 김동연 후보는 등에 '이종범'이라고 적힌 해태타이거즈 점퍼를 입었다. 김동연 후보가 입은 점퍼 등번호는 이종범 선수의 7번이었으며 점퍼 오른쪽 팔에는 '호남'이라는 단어가 적혀있었다.
김동연 후보 등장 때 나온 노래는 BTS(방탄소년단)가 2015년 발표한 'Ma City' 중 광주와 관련된 부분만 편집한 것이다. 실제 광주 출신인 제이홉이 부른 랩의 가사 중에는 "모두다 눌러라 062-518"이라는 내용이 있는데 062는 광주 지역번호, 518은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연 캠프 측은 "후보는 방탄소년단의 팬이며 (팬클럽인) '아미' 회원이기도 하다"며 "전 세계 아미들이 이 곡을 접하고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공부하게 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광주=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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