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이지원 인턴기자) 올해 칸영화제에 한국 장편 영화가 진출에 실패하면서 한국 영화계의 침체기를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26일 칸영화제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칸영화제 학생 부문인 라 시네프에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 허가영 감독의 단편 영화 '첫여름'을 제외하고 초청된 한국 영화는 단 한 편도 없었다. 칸영화제의 공식 부문에 한국 장편 영화가 초청되지 못한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그동안 한국 영화는 칸영화제의 다양한 부문에서 수상의 쾌거를 이뤄왔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로 심사위원상, '박쥐'로 심사위원상,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또한 배우 송강호는 '브로커'로 한국 최초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렇게 한국 영화는 매년 적어도 1편 이상의 장편이 칸영화제에서 상영됐었다. 그러나 지난 2023년부터 칸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에 연이어 실패하면서 한국 영화계의 위기가 본격화했다.
한 영화 배급사 관계자는 "손익분기점을 넘기면 안도하는 지금 시장에선 흥행 공식에 맞는 작품이나 흥행 경험이 있는 감독에게 돈이 몰릴 수밖에 없다"며 한국 영화계의 현실에 대해 말했다. 또한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작품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지면서 이런 작품들이 예전보다 적게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이와 같이 일각에서는 한국 영화의 위축된 투자가 한국 영화계의 침체로 이어졌다고 봤다. 제2의 봉준호, 박찬욱을 기대하면서도 한국 영화에 대한 투자를 대폭 감소했으니 칸영화제 진출 실패는 당연한 일이란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 2024년 문화체육관광부는 10개 영화제에 24억 원을 지원함으로써 직전 해에 비해 지원 규모를 절반에 가까이 삭감했다.
올해는 20개 영화제에 총 32억 원을 지원한다. 지난해보다는 오른 금액이지만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치인 데다가 다수의 소규모 영화제는 지원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특히, 독립영화계에서 영향력이 큰 서울독립영화제에 대한 예산 지원을 전액 삭감했다.
또한 지난 2023년 윤석열 정부는 영화발전금의 주요 재원인 영화관람료 입장권 부과금을 폐지했다. 이는 올해부터 적용되어 영화 관람료에 징수되던 3%의 부과금이 사라졌다.
영화발전금의 주목적은 신진 영화인을 육성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진흥시켜 다양성을 도모하고자 한다.
이에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 신임 이사장은 "지금 유명한 감독들도 처음에는 영화발전기금으로 지원받아 영화를 만들었고, 그 기금이 지원한 영화제에서 데뷔해 경력을 쌓아 국가가 바라는 인재상이 된 것이다"라며 영화발전기금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독립영화와 영화제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한국 영화가 발전을 거듭해 기생충이란 결실을 볼 수 있었다. 젊은 창작에 대한 정부의 투자가 절실하다"며 한국 영화계에서 투자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진=MHN DB,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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