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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녀’ 관례인데 수녀가 교황 관 앞에…알고 보니 감동 사연

조선일보 김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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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넹그로스 수녀가 23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 안치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 곁으로 다가가 조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자넹그로스 수녀가 23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 안치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 곁으로 다가가 조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88)의 장례식 일반인 조문 첫날, 수녀가 관례를 깨고 교황이 안치된 관 옆에서 조문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25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출신의 제느비에브 자넹그로스(81) 수녀는 지난 23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 안치된 교황의 관 옆에서 조문을 했다.

교황의 관 근처는 전통적으로 추기경, 주교, 사제 등 남성 성직자만 접근이 가능하다. 하지만 어느 보안 요원도 자넹그로스 수녀를 제지하지 않았고, 오히려 한 관계자가 관 가까이 다가가도록 도왔다.

자넹그로스 수녀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수십 년 동안 각별한 우정을 나눈 사이라고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넹그로스 수녀를 평소 ‘앙팡 테리블(L’enfant terrible·무서운 아이)’이라 불렀다. 교황청이 이를 고려해 관례를 깨고 자넹그로스 수녀가 교황의 관에 다가갈 수 있도록 허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넹그로스 수녀는 이날 파란 스카프와 남색 수도복 차림으로 교황의 관 옆에서 기도를 하며 눈물을 흘렸다. ‘금녀의 공간’에서 수녀가 흐느끼는 장면은 소셜미디어(SNS) 등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두 사람의 우정은 교황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이자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이었을 때부터 시작됐다. 두 사람은 아르헨티나 군부 독재의 상처와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헌신이라는 공통점으로 연결돼 수십 년간 우정을 이어왔다.


자넹그로스 수녀는 국제 수도회 ‘예수의 작은 자매회’(the Little Sisters of Jesus) 소속으로 로마 오스티아 지역에서 수십 년간 사회적 소외 계층을 위해 헌신해 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7월 자넹그로스 수녀의 인도주의 활동을 치하하기 위해 오스티아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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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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