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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런 샌프란시스코 구단 역사에도 어쩌면 길이 남을 만한 기형적인 문화가 등장했다. 바로 개인 팬클럽이다.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한 선수들은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지만, 뭔가 개인 팬클럽스러운 조직이 활동한 사례는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가 오라클파크의 분위기를 뭔가 바꿔두고 있다.
이정후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홈이나 원정이나 이정후를 외치는 팬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물론 한국 교민들이나 팬들도 있지만 현지 팬들의 목소리가 더 크다. 이미 메이저리그에서도 한 차례 큰 화제를 모았다. 이른바 ‘후리건스’로 불리는 이정후 개인 팬클럽이다.
이들은 이정후의 유니폼이나 단체 티셔츠를 입고 한곳에 모여 집단적인 응원전을 펼친다. 그라운드 안뿐만이 아니다. 이정후 관련 사진 등을 자신들의 SNS 공간에 공유하고, 하나의 목소리에 집중한다. 과거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팬들이 판사 복장으로 응원을 하는 경우도 있기는 했지만, ‘후리건스’처럼 집단적이고 지속적이지는 않았다. 미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문화다. 한국 문화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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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도 놀라워한다. 그들의 팬들이 충성스럽고 열광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런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헬리엇 라모스는 최근 메이저리그 네트워크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런 생소한 경험을 놀라워하면서 그런 응원이 낯선 곳에서 살고 있는 이정후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 반겼다.
라모스는 ‘정후리’ 챈트와 ‘후리건스’에 대해 “오라클(홈구장)에서 열기가 느껴진다. 진짜 미쳤다(crazy). 이런 열기는 처음 보는 것 같다”고 혀를 내두르면서 “(이정후에게)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집처럼 편안한 느낌을 줄 것이다. 게다가 이곳이 미국에서의 첫 무대 아닌가. 낯선 환경에서 야구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어려움이 있을 것인데, 그래도 이곳에 있는 열렬한 팬들은 마치 한국에 있는 느낌을 줄 것이다. 그에게는 정말 좋은 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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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를 향한 이런 성원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더 대단한 이유는 이제 입단 2년 차이기 때문이다. 물론 많은 돈을 받고 입단한 만큼 원래부터 팬들의 기대치는 대단했다. 하지만 지난해 수비 도중 어깨를 다쳐 37경기 출전에 그쳐 팬들의 시선에서 꽤 오래 사라져 있었다. 그런데도 팬들은 이정후를 잊지 않고, 대단한 기대와 성원을 보내고 있다. 그들의 눈에도 이정후는 특별한 셈이다. 이정후가 부상으로 재활 중일 때도 이정후 관련 기획을 꾸준히 내놓으며 스타 대접을 해준 구단의 노력도 빛을 발하고 있다.
이정후로서도 팬들의 성원이 고마울 수밖에 없다. 지난해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결장한 것에 대한 미안함을 가지고 있는 이정후다. 그런데 이렇게 큰 성원을 보내주니 팀을 위해 더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 수밖에 없다. 사람은 때로는 그런 감동에 힘을 낸다. 이정후도 ‘정-후-리’ 챈트에 대해 “감사하다. 그런 희열감 때문에 더 열심히 하게 된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팬들과 이정후의 행복한 동행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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