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염경엽 감독은 불펜의 경우 6월은 되어야 정상적인 전력을 갖출 것으로 내다봤다. 불펜 운영에 다소간 부담을 느끼는 기색도 있었다. 2023년 한국시리즈 우승 및 통합 우승 당시 대단한 위용을 뽐냈던 LG 불펜은,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주축 선수들의 부상 및 입대 등 여러 변수에 휘청거리며 지난해 악전고투의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장현식과 김강률을 동시에 영입한 것은 LG가 그만큼 불펜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였다. 경쟁균형세(샐러리캡) 한도가 빡빡한 상황에서 불펜만큼은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LG 불펜이 예상 외로 순항하고 있다. 2점대 불펜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물론 경기를 그르치는 날도 있지만, 이 정도면 기대 이상이다. 평균자책점만 놓고 보면 염 감독의 엄살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다.
박명근의 부활과 여러 선수들의 분전 등 긍정적인 요소가 있고, 여기에 신인이라 기대는 해도 상수로 보기는 어려웠던 우완 파이어볼러 김영우(20)가 큰 힘이 되고 있다. 202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팀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김영우는 스프링캠프 당시부터 코칭스태프의 합격점을 받으며 올 시즌 기대를 모았다. 스프링캠프 막판 염 감독이 차세대 마무리 자원으로 찍을 정도였다.
![]() |
25일 광주 KIA전에서도 김영우가 막은 그 1이닝이 굉장히 컸다. LG 불펜이 올해 시즌 초반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유는 마무리 유영찬이 수술로 시즌 초반 결장하는 가운데 6~8회를 확실하게 틀어막을 만한 셋업맨의 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김영우가 그 몫을 해내니 경기 운영이 수월해졌다. 그리고 결국 이겼다.
이날 선발 손주영이 기대 이하였다. 볼넷이 많았다. 평소 투구 내용이 아니었다. 수비도 도와주지 못했다. 결국 3⅔이닝만 던지고 내려가야 했다. 작년 같았으면 9회까지가 까마득하게 보일 상황이었다. LG는 일단 위기 상황에서 김강률 김진성이라는 경험 많은 베테랑들을 투입해 KIA의 기세를 간신히 막아내고 7회에 왔다. 올해 좋은 활약을 하는 박명근, 마무리 장현식이 8~9회를 버틴다고 하면 7회가 굉장히 중요했다.
![]() |
김영우의 장점은 아무래도 패스트볼이다. 150㎞대 중·후반의 공을 치는 건 그냥 물리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이 패스트볼은 항상 일정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없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 구속이 오르락 내리락하고, 연투 상황에 따라 힘이 떨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한때 패스트볼 하나만 보였던 김영우는, 어느덧 패스트볼에 의지하지 않는 선수가 되어 있었다. 변우혁을 커브로, 박재현은 포크볼로 삼진 처리했다. 패스트볼 하나만 노리고 들어갈 수가 없었다.
김영우는 경기 후 “시합을 겪으면서 이제 커브·포크볼·슬라이더도 연습하고 있는데 스트라이크 비율도 많이 올라갔다. 그다음에 내가 원하는 코스에 비슷하게 많이 간다. 동원 선배님도 커브를 보고 많이 사인을 내주시고 한다. 시합 때 자꾸 던지니까 더 많이 느는 것 같다”면서 “(고등학교 때에 비해서는) 아예 거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정도다. 그때는 80% 이상이 다 직구였다. 프로는 대단한 선배님들이 많으시니까 직구 하나로는 안 된다라고 느꼈기 때문에 좀 변화구도 많이 연습했다. 피칭에서도 변화가 많이 있었고 시합 때도 안 되더라도 계속 연습하고 했더니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좀 많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 |
이어 염 감독은 “굉장히 중요한 경기였는데, 고참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이 하나로 뭉쳐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덕분에 오늘 경기를 이길 수 있었다. 선수단 전체의 집중력을 칭찬하고 싶다”면서 “쌀쌀한 날씨에도 원정까지 와서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이번 주말 시리즈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약속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